10년 만의 ‘무관’ 전북, 외인 농사 대실패 대가는 쓰다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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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선수 영입 실패의 대가는 씁쓸하다.

K리그1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전북 현대는 2023년을 무관으로 마감했다.
K리그1 우승을 라이벌 울산 현대에 내준 데 이어 FA컵도 포항 스틸러스에 빼앗겼다.

전북은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FA컵 결승전에서 2-4 역전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북은 지난해 8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전에서 우라와 레즈(일본)에 패해 올해 4~5월 열린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3개 대회에서도 단 하나의 트로피도 얻지 못한 시즌이 됐다.

전북이 우승 트로피 없이 시즌을 마감한 것은 무려 10년 만이다.
당시 K리그1에서 3위에 머물렀고, ACL에서는 16강에서 탈락했다.
FA컵도 준우승에 그쳤다.
공교롭게도 당시 패배를 안긴 팀이 포항이다.
10년 만의 같은 역사가 재현된 셈이다.

여러 위기에도 전북은 늘 트로피 하나는 챙겼다.
지난 시즌에도 K리그1 우승은 놓쳤지만 FA컵에서 정상에 서면서 ‘챔피언 분위기’를 냈다.

무관의 역사로 기록될 2023년. 실패의 원인은 명확하다.
선수 영입 실패다.
특히 외국인 선수가 두드러진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은 팀의 기둥 구실을 할 외인 공격수로 하파 실바와 안드레 루이스를 영입했다.
거액 연봉을 주고 영입했지만, 활약은 미미하다 못해 ‘망한’ 수준이다.

K리그1에서 하파 실바는 3골1도움에 그치고 있다.
안드레 루이스는 공격포인트가 아예 없다.
리그에서 6골밖에 넣지 못해 부진하다고 지적받는 구스타보가 ‘효자’로 보일 지경이다.
오죽하면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외국인 공격수의 기량을 대놓고 언급한 적도 있다.

하파 실바와 안드레 루이스는 초반부터 중반까지 많은 기회를 얻었다.
전임 사령탑은 두 선수가 언젠가 살아날 것이라 기대하며 부진할 때도 많은 시간을 부여했다.
하지만 살아나지 않았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데려온 선수 두 명이나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전북은 지난 여름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인 조규성을 유럽으로 보냈다.
유망주 박재용을 데려오긴 했지만, 조규성의 공백을 당장 채울 자원은 아니다.
결국 구스타보와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가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데, 기량 미달로 조규성의 존재감만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수비에도 ‘계륵’ 같은 선수가 있다.
여름에 영입한 센터백 페트라섹이다.
그는 지난 9월30일 이후로 출전하지 않고 있다.
‘대체 왜 데려왔느냐’라는 지적이 나온다.

팀 전력의 핵심이 돼야 할 외국인 3명이 사실상 ‘버린 카드’로 전락했다.
미드필더 보아텡 정도면 대단히 성공한 영입이라는 착시마저 주는 시즌이다.

FA컵 결승전만 봐도 포항은 수비의 그랜트, 공격의 제카가 선발 출전해 중심을 잡았다.
반면 전북은 구스타보가 선발로 뛰었을 뿐, 보아텡은 후반 교체로 들어가 적은 시간만 소화했다.
외국인 선수 영향력이 크게 비교됐다.

선수 영입 실패는 외국인으로만 국한하지 않는다.
국내 선수 역시 리스트만 봐도 포지션이 겹치거나 굳이 왜 데려왔는지 의아할 만한 선수가 있다.
국내 복수 에이전트 및 스카우트 관계자는 “전북은 지난 1년간 어느 때보다 많은 영입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기조와 효과에는 의문을 품는다.
어떤 방향성을 갖고 투자했는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가대표 타이틀을 달 만한 선수는 유럽 진출에 서슴없이 도전한다.
과거와 달리 전북은 대표급 선수를 많이 영입하기 어렵다.
결국 외국인 선수 영입에 더 신경 써야 하는데 올해 중요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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