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은메달’ 휠체어펜싱, 크고 값진 경험 했다→4년 후 LA가 기대된다 [파리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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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대한민국 휠체어 펜싱이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단체전 16강에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권효경(23·홍성군청), 조은혜(39·부루벨코리아), 백경혜(24·한전KDN)로 구성된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16강에서 태국에 42-45로 패했다.
에페 종목에서는 공격과 수비 규칙 없이 동시타 득점이 인정되고, 찌르기가 가능하다.
단체전은 개인전(15점·3세트)과 달리 9라운드 동안 45점을 먼저 채운 팀이 이긴다.
단체전에는 최대 4명(주전 3명·후보 1명)까지 참가할 수 있는데, B등급 선수가 1명 이상 포함돼야 한다.
한국은 권효경, 백경혜(이상 스포츠 등급 A)와 조은혜(B등급)로 팀을 꾸렸다.
한국은 전날 여자 에페(A등급) 개인전 은메달을 따낸 권효경을 앞세워 기선제압에 나섰다.
권효경은 사이수니 자나와 맞붙은 1라운드 초반부터 상대의 허를 찌르며 5-2 리드를 가져왔다.
2라운드에서는 조은혜가 아핀야 통댕에게 찌르기를 잇달아 허용하며 7-10으로 역전당했다.
한국은 3,4라운드에서 백경혜, 조은혜를 앞세워 격차를 좁히려고 했지만, 찌르기가 상대 몸에 닿지 않거나 동점타가 잇달았다.
5라운드에서는 다시 권효경이 홀로 8점을 내며 25-24로 리드를 되찾아 왔다.
그러나 백경혜와 통댕이 맞붙은 6라운드에서는 다시 27-30으로 뒤집혔다.
조은혜가 분투한 7라운드에서도 이 격차는 계속 유지됐다.
8라운드를 35-40으로 마친 한국은 마지막 9라운드에 권효경이 내세워 반전을 노렸다.
권효경이 홀로 10점을 내야만 한국이 이길 수 있었다.
권효경을 앞세워 42-44까지 추격했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비록 더 높은 곳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한국 휠체어 펜싱에는 이번 패럴림픽의 의미가 크다.
전날 권효경의 은메달도, 한국의 단체전 출전도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36년 만이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박다영 대표팀 감독은 “12년 만에 자력으로 쿼터를 따 출전한 대회에서 36년 만의 은메달, 28년 만의 메달이 나와 잘해준 우리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또 “(단체전 출전을 위해) 하나가 되기까지 참 어려운 시간이 많았다”고 돌아본 뒤 “서로 다른 성향의 선수들이 한데 모여 서로를 알아가고 양보도 해가며 오른 자리다.
서로 믿고 끝까지 잘 싸워줬다”고 인사했다.
조은혜는 “비록 (단체전) 메달을 안겨드리지 못했지만, 이렇게 크고 값진 경험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휠체어 펜싱의 새로운 출발을 알린 대회였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힘을 얻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한국 휠체어펜싱의 도약을 확인한 만큼, 다음 패럴림픽을 향한 기대도 커진다.
백경혜는 “큰 무대에 처음 나섰다 보니 ‘즐기라’고 하신 분도 많았다.
그런데 즐겨지지 않더라”며 웃은 후 “앞으로 더 열심히 훈련해 더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나 자신에게도 응원을 보내고 싶다.
파이팅”이라고 말했다.
권효경은 “개인적으론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며 웃은 뒤 “아쉬웠던 점은 한국에 가 더 열심히 운동해서 좋은 결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을 뒤에서 묵묵히 지원한 이들도 많다.
박 감독은 “우리가 자력으로 이 대회에 오기까지 도움을 준 분이 많다”며 “랭킹으로 출전권이 배정되다 보니 국제대회를 쉬지 않고 출전해야만 했는데, 출전할 수 있게 지원해주신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님과 허영도 대한장애인펜싱협회장님, 유진국 심판위원장님을 비롯해 많은 분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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