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의 몸으로 따낸 올림픽 출전권… 딸에게 은메달 선물했다

만삭의 몸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던 금지현(24).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아이의 사진과 함께 걸어두겠다고 했던 그는 지난 27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동갑내기 친구인 박하준(24·KT)와 함께 은메달을 따내며 약속을 지켰다.


한국 대표팀 막내인 금지현과 박하준은 27일(한국시간) 프랑스 앵드르주 샤토루 슈팅 세터에서 열린 사격 공기소총 10ｍ 혼성 종목 결승에서 은메달을 거머쥐며 한국 대표팀에게 첫 메달을 안겨줬다.
이번 대회의 첫 은메달이기도 하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단체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금지현(왼쪽)과 박하준이 시상대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지현은 지난해 5월 딸을 출산한 ‘엄마 선수’이기도 하다.
통상 임신과 출산은 곧 경력단절로 일컬어지지만 금지현은 임신 사실을 알고도 국제대회에 나가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또한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주위의 만류에도 만삭인 몸으로 국내 대회를 출전하기도 했다.
출전 후에는 주말마다 소속팀이 있는 수원에서 울산 집까지 800㎞를 오가며 육아와 훈련을 병행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금지현은 당초 혼성 종목 출전이 불투명했다.
사격 대표팀은 남자 소총 에이스인 박하준의 짝으로 ‘고교생 사수’ 반효진(대구체고)를 낙점하고 대회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지에 오니 금지현의 컨디션이 더 좋은데 2022년 국제사격연맹 바쿠 월드컵 혼성 경기에서 박하준과 금메달을 합작하는 등 경험 많은 금지현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해 출전권을 따내게 됐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본선에서 2위로 통과하며 금메달 결정전을 치르게 된 금지현(왼쪽)과 박하준이 안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하준-금지현은 본선에선 631.4점으로 중국 조(632.2점)에 이어 2위로 금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다.
결선에서 경기 초 중국과의 스코어가 6점차까지 벌어지기도 했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2점 차까지 좁히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금지현은 결선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은메달과 함께 딸 ‘서아’ 사진을 들며 “내가 매일 힘들다고 찡찡댔는데, 나 결국 메달 땄다! 서야야, 엄마 메달땄어”라고 말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한국 시간으로 28일 열리는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구현모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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