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STAR⑥] 세계 최강의 자부심으로...오상욱이 그리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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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사브르 오상욱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국가대표 경력 10년 차, 오상욱은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의 에이스다.
프랑스는 펜싱의 종주국격이다.
현재 펜싱의 근간이 되는 검법은 프랑스에서 유래했다.
프랑스 귀족의 교양으로 발전하며 스포츠로도 자리 잡았다.
펜싱 선수들에게는 종주국에서 메달에 도전하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오상욱은 파리에서 3년 전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의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를 잡았다.
두 명의 새 얼굴이 합류해 뉴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로 불리는 남자 사브르의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도전한다.
◆남다른 재능
떡잎부터 남달랐다.
2014년 12월 한국 사브르 최초의 고교생 국가대표가 됐다.
국제대회 데뷔전이었던 2015년 2월 이탈리아 파도바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성장을 거듭한 그는 2019년 전성기를 맞이했다.
두 차례 그랑프리 우승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금메달까지 휩쓸었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은 물론이다.
신체조건도 훌륭하다.
192㎝의 장신에다 팔다리도 길어 서양 선수 못지않은 체격을 갖췄다.
스피드와 순발력도 뛰어나 펜싱 종목 중 단거리 달리기로 비유될 만큼 빠르고 박진감이 넘치는 사브르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 펜싱의 기대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아픔을 딛고
도쿄 대회를 앞두고는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었기에 당연한 평가였다.
당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단체전 2연패(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미개최)에 도전했기에 한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 2관왕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오상욱은 생애 첫 올림픽 개인전 8강에서 쓴맛을 봤다.
평소 덤덤하고 침착한 성격이었지만 올림픽이 주는 무게감을 견디지 못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고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입으면서 컨디션의 영향도 있었다.
단체전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개인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후 3년 동안 에이스로 거듭났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선 대표팀 선배 구본길의 4연패 도전을 막아서고 생애 첫 AG 금메달을 땄다.
단체전까지 2관왕에 오르며 남자 사브르의 에이스의 1인자로 올라섰다.
올해는 손목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고 복귀 후에도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주춤했다.
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석권해 자신감을 되찾았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AG에서 모두 개인전 금메달을 보유한 오상욱이 올림픽 개인전 정상에 오르면 국제대회 개인전 그랜드슬램을 이룬다.
새 역사의 문턱에 서 있다.
남자 사브르 오상욱(왼쪽)이 공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남자 사브르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파리에서 올림픽 단체전 3연패에 도전한다.
한국 남자 사브르는 세계 최강의 위치를 지켜왔다.
관건은 개인전이다.
단체전의 기세를 개인전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결승 진출자도 없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 김정환(은퇴)의 동메달이 개인전 최고 성적이다.
오상욱은 한계를 넘어야 한다.
세대교체도 이끌어야 한다.
항저우 AG까지 함께했던 김정환과 김준호(은퇴)가 태극마크를 내려놨다.
2000년생 박상원과 1999년생 도경동이 합류해 뉴 어펜저스를 구성했다.
항저우 AG까지 막내 에이스였던 오상욱도 어느덧 둘째 형이 됐다.
동생들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까지 더해졌다.
오상욱은 “최근 경기 성적이 좋지 않아 초심으로 돌아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이제는 그냥 경쟁자로 싸운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안 된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개인전에 출전하는) 모두가 금메달을 따려고 이렇게 노력하고 연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국 펜싱은 국제대회에서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단체전 최강자의 위치를 지켜온 남자 사브르를 필두로 여자 사브르, 여자 에페도 기대를 모은다.
한국 펜싱은 역대 하계 올림픽에서 한국에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8개를 안긴 종목이다.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매번 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2년 런던 대회부터는 금메달이 꾸준히 나왔다.
기존 멤버들인 최인정, 송세라, 강영미, 이혜인이 그대로 태극마크를 단 여자 에페도 유력한 메달권 후보다.
오상욱과 함께 송세라가 개인전 메달 후보로 거론된다.
최정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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