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이유, 증명했다…반즈의 화려한 복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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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잠시 멈춰 있었던 ‘좌승사자’ 찰리 반즈(롯데)의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1군 복귀전이었다.
물음표는 사치였다.
공백이 무색하리만큼 묵직한 구위를 자랑했다.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볼넷 1개를 내주긴 했으나 탈삼진은 무려 9개나 잡아냈다.
타자들의 활발한 공격력까지 더해져 시즌 4승(2패)째를 신고했다.
롯데로선 후반기 첫 승이다.
무려 45일 만에 오른 1군 마운드다.
직전 경기는 지난 5월 26일 부산 삼성전이었다.
당시 선발로 출격했으나 1⅔만에 내려와야 했다.
갑작스럽게 허벅지 통증을 느낀 까닭이다.
검진 결과 왼쪽 허벅지 내전근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이튿날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당초 2~3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재활 기간은 더 길어졌다.
중간에 올스타 브레이크도 있었다.
무리를 한다면 6월 말에도 복귀할 순 있었다.
보다 확실하게 나은 뒤 콜업시키기로 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기량에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롯데 감독은 “반즈는 특별한 체크포인트가 없다.
재발하지 않도록 몸 상태가 괜찮은지만 확인하면 된다”고 믿음을 내비쳤다.
그래도 한 달 넘게 이어진 쉼표를 완전히 무시할 순 없을 터. 후반기 첫 경기가 아닌 두 번째 경기에 배치됐다.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투구 수도 80개 정도로 맞췄다.
두 차례 퓨처스(2군)리그에 나서 실전 감각을 조율했지만 일정 부분 단계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기다림에 보답했다.
오랜만에 팬들 앞에 선 반즈는 제 공을 맘껏 뿌렸다.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피칭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시즌 8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하고도 총 투구 수는 77개에 불과했던 배경이다.
최고 147㎞에 달하는 직구와 함께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춤을 췄다.
가장 많은 30개를 던졌다.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구로 활용, 상대 타자의 범타를 이끌어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선발 로테이션이 쉽지 않았던 롯데다.
확실한 5선발 주인을 찾지 못한 가운데 반즈, 나균안 등이 자리를 비우면서 고민이 컸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대체카드를 내세웠다.
전반기 롯데 팀 평균자책점은 5.14로 리그 8위였다.
선발진으로 한정하면 5.25로 더 높다.
이 기간 팀 타율 0.282로 2위였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외인 원투펀치 반즈와 애런 윌커슨이 안정적 중심을 잡아준다면 롯데는 한층 더 막강한 전력을 자랑할 수 있다.
후반기 진격 모드를 겨냥한다.
경기 후 반즈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돌아온 것 자체가 정말 기쁜 하루였다.
팀을 위해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의미 있게 느껴졌다.
80구 가까이 던졌는데, 몸 상태도 괜찮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이전에 어땠는지를 생각하기보다 오늘 하루에만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
지금부터는 다음 등판이 예정되어 있는 두산전에 초첨을 맞추고 준비하겠다.
팀 분위기가 좋다.
우리는 충분히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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