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상 여자연맹 회장 “우리 실정상 여자A대표팀 외인 사령탑은 난센스”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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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합천=김용일 기자] “우리 현실에서 여자 축구대표팀에 외국인 감독을 쓰는 건 난센스다.
”
한국여자축구연맹 오규상 회장은 최근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물러난 여자 축구A대표팀의 새 사령탑과 관련한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경남 합천에서 막을 내린 제32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기간 스포츠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남자 대표팀은 선수 구성원 자체가 워낙 글로벌화해서 폭넓게 외국인 감독까지 알아볼 순 있다.
다만 여자 대표팀은 우리 실정을 잘 아는 국내 감독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5년 가까이 장수 사령탑을 지낸 벨 감독이 또렷한 족적 없이 물러난 것을 예로 들었다.
벨 감독은 실제 대한축구협회(KFA)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지휘봉을 잡았지만 지난해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2024 파리올림픽 본선행 실패 등으로 고개 숙였다.
성적을 떠나 최대 미션 중 하나인 세대교체도 해내지 못했다.
지소연(시애틀 레인) 조소현(버밍엄) 김정미(인천 현대제철) 등 30대 노장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임기 막바지 평가전에서 공격수인 고유나를 센터백으로 변신시키는 등 도전적인 시도를 했으나 명확한 분석을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도 따랐다.
오 회장은 “이웃 나라 일본이 그렇듯 우리도 (아시아) 여자 선수 체질에 맞게 아기자기한 축구를 구사해야 한다.
또 그에 맞춰 저변에 약한 우리 특성상 선수를 육성해서 써야 한다”며 “유럽 지도자의 스타일을 접목하기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서적으로도 어긋나는 게 많다고도 했다.
벨 감독은 지난해 월드컵 조별리그 때 경기를 다 치르지도 않았는데 브리핑하듯 선수를 비판하고 WK리그 현실 등을 지적,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심지어 경기력과 관련해서는 그가 부임 초부터 제기한 문제인데 개선되지 않았음을 자인했다.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으로 들려 다수 선수의 신뢰를 잃는 빌미가 됐다.
과거 윤덕여 감독 등 국내 사령탑이 지휘했을 때보다 여자 A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지속했다.
외인의 눈을 통해 바란 세대교체도 처절한 실패. 오 회장은 “한두사람 새로 쓴다고 세대교체가 아니다.
부모 같은 마음으로 선수를 꾸준히 관찰하고 장기적으로 키워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사정상 국내 감독이 적합하다.
지금부터라도 잘 선임해서 우리만의 스타일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오 회장은 여자 축구 저변과 관련한 얘기에 교육 당국의 합숙 폐지 정책 등의 개선을 바랐다.
실제 운동부를 둔 학교가 많은 남자 축구와 비교해서 소수인 여자 축구는 합숙 시스템이 없으면 통학 부담 등으로 선수 생활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오 회장은 “요즘 저출산에 학교도 줄어드는 추세다.
(여자 축구부를 둔) 학교에서 선수를 스카우트해서 키우려면 기숙사 운영이 불기피하다”며 “어린 아이들 유학도 보내지 않느냐. 그런데 왜 축구하고 싶어 하는 선수들 기숙 생활을 못 하게 하는가. 현실에 맞는 정책을 꾸렸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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