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부산 사나이 된 최항 “이제야 투수랑 싸우는 느낌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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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혜진 기자

“부산 사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프로야구 롯데가 기세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8일까지 5연승 질주를 내달렸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단연 날카로운 공격력이다.
1일 기준 팀 타율 0.284로, 2위다.
5월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0.297까지 치솟는다(해당 기간 1위).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전준우, 빅터 레이예스에 집중되는 측면이 컸지만, 이제는 다르다.
상·하위 타순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터트리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계속되는 부상 악재 속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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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절실한 마음으로…준비된 자원

27일 부산 KIA전이 대표적이다.
경기를 앞두고 내야수 고승민이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전날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왼손 엄지손가락을 다쳤다.
병원 검진 결과 염좌가 발견됐다.
최근 10경기서 타율 0.356을 때려내며 펄펄 날았던 자원인 만큼 우려가 컸다.
기우에 불과했다.
준비된 자원이 있었다.
내야수 최항이다.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항은 “타구 질이 좋진 않았다”면서도 “이제 투수랑 싸우는 느낌이 든다”고 활짝 웃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팀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기꺼이 나갔다.
출전이 들쑥날쑥하다보니 타격감을 유지하는 게 쉽진 않았을 터. 5월 한 때 타율이 2할대 극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마음을 비웠다.
최항은 “하루하루 리셋을 하면서 준비했다.
‘더 내려갈 곳이 없겠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해보자’ 싶더라”고 말했다.
대신 훈련에 매진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다른 선수도 그렇지만, 특히 최항을 보면 표정이나 행동에서 정말 애절함이 느껴진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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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최정의 동생에서…최항 그 자체로

최항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형제 선수 중 한 명이다.
내야수 최정(SSG)의 동생이다.
형의 모습을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지난 시즌까지 12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최정이 2005년 1차지명으로 SK(SSG 전신) 유니폼을 입은 데 이어 최항도 2012년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전체 70순위)로 SK에 입단했다.
지난겨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 지명을 받으며 인천에서 부산으로, 새 둥지를 틀게 됐다.
당시 최항은 “이젠 형과 떨어져 야구할 때도 됐다”며 웃었다.

우애가 깊다.
등번호도 나란히 14번이다.
최항은 “학생 때 달았던 번호다.
프로와선 (형이 사용하고 있어) 달기 어렵지 않았나”라며 “롯데 와서 쓰게 됐다”고 밝혔다.
자주 연락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금도 최정은 동생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최항은 “형이 최근 내 영상을 봤는지, 이야기를 해주더라. 타석에서 힘을 좀 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면서 “감독님과 김주찬, 임훈 코치님이 하셨던 애기와 비슷해 더 시너지 효과가 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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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부산 적응 끝…다부진 마음가짐으로

부산 생활도 꽤 적응됐다.
최항은 “이제야 부산 사나이가 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새 응원가도 생겼다.
살짝 엇박으로 이어지는 부분까지도 마음에 쏙 든다.
최항은 “팬 분들께서 매너가 정말 좋으시더라. 응원가를 들으면 심장이 뛴다”고 전했다.
분위기 최상이다.
최항은 “전체적으로 으?으?하고 있다.
누군가가 물꼬를 트면 어떻게 해서든 이어나가려는 힘이 있는 것 같다”면서 “어떻게 될 진 모르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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