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창단’ TEX, ARI 꺾고 구단 최초 WS 우승… 62년 묵은 한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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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선수단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드디어 무관에서 탈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가 구단 첫 우승 반지를 꼈다.
2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023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5차전 5-0 승리와 함께 최종 전적 4승1패로 역사적인 우승을 장식했다.

1961년 워싱턴 세네터스 이름으로 창단돼 1972년 텍사스 알링턴으로 터를 옮겨 현재의 팀명으로 빅리그를 헤쳐왔다.
62년의 긴 항해 끝에 드디어 구단 첫 WS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WC)로 시작해 가장 아래부터 최정상까지 이르는 역사적인 등정을 보여줬다.
가을의 시작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규시즌 AL 서부지구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90승72패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전적(4승9패) 열세로 WC로 밀렸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세를 올리는 계기가 됐다.
WC시리즈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2-0으로 완파했다.
‘시즌 100승 이상’ 3팀 중 하나인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AL 디비전시리즈에서 3-0 셧아웃시켰다.
지구 라이벌 휴스턴과 만난 AL 챔피언십시리즈는 7차전 접전 끝 4승3패로 따내 12년 만의 WS 무대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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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 포스터.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공식 SNS

상대는 마찬가지로 내셔널리그(NL) WC시리즈부터 적들을 물리치며 올라온 애리조나였다.
2001년 우승 후 22년 만에 WS로 돌아온 애리조나도 트로피가 간절했다.


한 수 위 실력을 보여줬다.
홈 1차전에서 9회말 코리 시거의 동점 투런포와 11회말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끝내기포로 빚은 짜릿한 역전승이 기폭제가 됐다.
2차전은 애리조나 메릴 켈리의 활약으로 역습 당했으나 원정 3~4차전을 쓸어담는 기염을 토했다.
단일 포스트시즌 기준 최초 원정 10연승이라는 엄청난 ‘어웨이 강세’였다.

마침표를 찍은 5차전도 마찬가지였다.
‘가을 남자’ 네이선 이볼디가 6이닝 무실점을 수놓았다.
타선은 노히터로 순항하던 잭 갤런을 쓰러뜨리며 7회초 천금 같은 결승점을 올렸고, 9회초 쐐기 4점을 더하며 미소지었다.
원정 11연승과 함께 상대 안방에서 축포를 터뜨린 텍사스였다.

30구단 중 WS 우승 타이틀이 전무한 ‘무관 클럽’에서 드디어 탈출했다.
이제 남은 팀은 밀워키 브루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애틀 매리너스, 콜로라도 로키스, 탬파베이 뿐이다.
텍사스는 이 목록 가운데 가장 먼저 창단을 알렸던 팀이다.
그만큼 열망이 대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짜릿한 우승과 함께 팬들의 모든 갈증이 날아갔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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