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로 시작하는 장재영의 야수 인생… 중요한 건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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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장재영이 타석에서 스윙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신중에 신중을 기하려 한다.

프로야구 키움의 장재영이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구단이 19일 우완 투수 장재영의 야수 전환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투수와 야수를 오가는 경우가 드문 것은 아니지만, 장재영의 입단 초기 위상을 떠올려보면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

덕수고를 나온 장재영은 2021년 KBO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영웅 군단에 합류했다.
시속 150㎞ 중후반에 이르는 강속구를 바탕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의 관심까지 받았던 그는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피칭만이 아니었다.
고교 시절 타자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19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심지어 내야수로서 태극마크를 달았을 정도다.
여러모로 큰 기대를 모은 그를 향해 키움은 9억원의 대형 계약금을 안기까지 했다.

녹록지 않았다.
파이어볼러 투수로서 청운의 꿈을 품고 프로 무대에 입성했지만, 항상 발목을 붙잡은 제구 난조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결국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찾아온 우측 팔꿈치 인대 손상이라는 걸림돌을 넘지 못했다.
대신 빠른 발과 웬만한 타자들 부럽지 않은 타격 재능을 이대로 버릴 수는 없었기에, 야수 전향을 택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022시즌을 마치고 호주프로야구 질롱 코리아에서 투타 겸업에 나섰던 기억도 있다.
올해는 그의 만 22세 시즌에 불과하다.
새 도전을 위한 시간은 넉넉하다.


야수 전향을 공식화한 후, 21일 퓨처스리그에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맞대결에 6번 지명타자로 나서 3타수 1안타 1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첫 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하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알렸다.
안타를 뺏어낸 대상도 두산의 대표 불펜 정철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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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홍원기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키움 홍원기 감독은 멀리 고척스카이돔에서 이 소식을 전해 들었다.
사령탑은 “공식 보고를 받은 건 아니다.
타구질이 A급으로 나왔다고 하더라. 팀장들끼리 통화하는 걸 몰래 엿들었다”고 미소를 띠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홍 감독은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해야할 것 같다”며 “지금 안타를 치고 이런 건 중요한 게 아니다.
수비도 돼야 하고, 팔 상태도 점검해야 한다.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장재영의 포지션은 유격수 혹은 외야수가 예상되는 가운데, 홍 감독은 외야수를 더 염두에 둔다.
그는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수비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내야는 거리가 짧더라도 송구 빈도 자체가 많다.
팔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외야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마음도 훨씬 편할 거고, 과거 캠프 때도 외야 훈련을 병행했다.
그게 적응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을 더했다.

조급해할 것은 없다.
홍 감독은 “고등학교 때 (야수를) 아무리 잘했어도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있다.
또 훈련과 게임도 천지 차이”라며 장재영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야구 센스도 있고 다리가 빠르다.
어깨도 강한 선수기 때문에 훈련 모습은 좋게 보고 있다”며 제자를 향한 기대감도 잊지 않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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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장재영이 중견수 수비를 펼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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