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대 속구·1할대 피안타율, 키움에 마법을 부리는 선발이 있다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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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구속 외에 모든 게 좋다.
”
스피드 건에 찍히는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다른 투수보다 공이 느려도 마운드를 지키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키움 선발투수 김인범(24)이 그렇다.
시속 130㎞대 속구를 거침없이 던지며 평균자책점 2.12로 활약한다.
‘깜짝 활약’ 이상의 가치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1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것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아직 표본이 많지는 않다.
5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한 지난 14일 잠실 LG전 포함 5경기 선발 등판했다.
그런데 선발과 중간을 가리지 않고 활약한다.
선발 등판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9. 로테이션 합류에 앞서 중간 투수로 등판한 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제로’였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절실함이 있다.
지난 부산 경기에서 타구에 맞아서 정말 걱정했다.
그런데 이틀 후 수원에서 괜찮다고 하더라”며 “겨울부터 준비를 잘했다.
군 전역 후 첫 시즌이기도 하고 절실하게 이번 기회를 잡으려 한다.
그래도 올해 처음으로 선발 등판하니까 투구수를 조절하며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느린 공이 김인범의 트레이드 마크는 아니었다.
2019년 프로 입단 당시만 해도 평균 구속 140㎞대, 최고 구속 145㎞ 이상을 기록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구속보다 공의 움직임을 중시한다.
포심과 투심을 두루 던지는 데 두 구종 모두 무브먼트가 있다.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까지 종으로 움직이는 변화구를 더해 타자들의 배트 중심을 피해 간다.
홍 감독은 “보통 투수가 갖춰야 할 세 가지로 무브먼트와 제구, 구속을 꼽지 않나. 김인범은 구속 외에 모든 게 좋다”며 “다른 정통파 투수보다 구속은 떨어질지 몰라도 다른 두 개가 정말 좋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투수”라고 밝혔다.
사령탑 말처럼 무브먼트와 더불어 제구도 뛰어난 김인범이다.
꾸준히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볼넷이 적다.
9이닝당 볼넷 2.43개. 포심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이 0.136임을 고려하면 김인범의 낮은 평균자책점은 당연한 결과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또한 1.04로 정상급이다.
강속구 투수 시대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투수가 150㎞ 이상을 던진다.
프로 입단을 앞둔 고교 투수도 그렇다.
지난해 150㎞ 이상을 던진 고등학교 3학년 투수만 20명을 훌쩍 넘었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상위 지명을 받고 프로 입단 후 기회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김인범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길을 연다.
“공이 느리다는 얘기를 듣지만 그래서 제구를 잡는 데 집중하고, 타자와 타이밍 싸움도 많이 생각한다”며 홍 감독이 말한 세 가지 중 두 가지를 극대화하고 있음을 전했다.
때마침 기회도 왔다.
올시즌 키움은 그 어느 때보다 선수단 가용 폭을 넓혔다.
리빌딩 시즌인 만큼 적극적으로 원석을 찾는다.
홍 감독은 “당장 3선발부터 5선발이 누구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되면서 김인범, 하영민 같은 투수가 잘해주고 있다.
점점 범위를 좁혀가고 있다”고 했다.
차기 영웅 후보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김인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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