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 개혁’ 나선 SSG, 반드시 명심할 것 하나...‘급히 먹으면 체한다’ [김동영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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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SSG가 충격적인 선택을 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점진’보다는 ‘한 방’을 택했다.
김원형(51) 감독을 경질했고, 코칭스태프도 대거 보낸다.
파격적인 선택에 이야기만 무성하다.
일단 판은 벌어졌다.
관건은 수습이다.
명심할 것은 딱 하나, ‘급히 먹으면 체한다’는 점이다.
SSG는 31일 “김원형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변화 범위를 뛰어넘어 현장 리더십 교체까지 단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끝이 아니다.
코치진도 대폭 손을 봤다.
김민재, 정상호(이상 롯데), 정경배(한화), 조웅천(두산) 코치 등이 다른 팀을 찾았고, 이진영, 채병용, 손지환, 곽현희, 박주언, 류재준 코치 등도 SSG 유니폼을 벗는다.
1일 공식 발표했다.
김원형 감독과 코치들은 2022시즌 통합우승을 일궜다.
정규시즌은 무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키움을 누르고 정상에 섰다.
창단 첫 우승을 ‘통합우승’으로 장식했다.
올해는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있다.
전반기는 1위 싸움을 했다.
8~9월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대신 10월 들어 힘을 내면서 최종 3위로 마쳤다.
어쨌든 김원형 감독은 2021시즌 팀을 맡은 후 6위→1위→3위를 이끈 사령탑이다.
코치들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결과는 퇴장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NC에 허무하게 3패로 탈락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SSG는 “절대 성적 때문에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교체한 것이 아니다”, “정용진 구단주의 지시도 없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구단 내부적으로 회의를 거쳤고, 31일 감독 교체로 결정이 났다.
이 내용을 위에 보고하고 재가를 받았다고 했다.
냉정히 말해 믿지 않는 이들이 더 많다.
마무리캠프를 하루 앞두고 감독 교체. 상향식 결정이 아니라, 하향식 결정일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A코치는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후 모든 코치들의 업무가 ‘올 스톱’ 됐다.
그냥 그렇게 지시가 내려왔다”고 털어놨다.
베테랑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상황. 변화가 필요한 것은 맞다.
이렇게 급진적이었어야 하는 의문은 든다.
김원형 감독에게 계약 당시 기준 현역 감독 최고액인 3년 22억원을 안겼다.
만 1년도 지나지 않아 경질. 코칭스태프까지 대거 나간다.
1순위 과제는 차기 사령탑 선임이다.
김성용 단장은 “완전히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한다.
여러 이야기가 들리더라. 전부 아니다.
팀 구성을 봤을 때 세대교체가 필요하고, 쇄신이 필요하다.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히 정하고, 걸맞은 사령탑을 선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SSG 관계자는 “추신수와 김강민의 거취, 선수단 정리,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한 상태다.
마무리 캠프는 퓨처스 코칭스태프 위주로 진행한다.
김원형 감독님이 가려고 했으나 이렇게 됐다.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코칭스태프 구성도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SSG는 오는 2028시즌부터 청라돔 시대를 연다.
현재 주축 선수들이 거의 베테랑이다.
예를 들어 2028년이면 김광현이 40세, 최정이 41세다.
한유섬과 문승원은 39세가 된다.
1998년생 박성한도 2028년이면 30살이 된다.
젊은 피를 수혈해야 하는 것은 맞다.
지금부터 젊은 선수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2028년 새 시대의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키운다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남은 시간은 2024~2027년 4년이다.
짧은 시간은 아니다.
그렇다고 마냥 넉넉한 시간 또한 아니다.
이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해 선수단 구성을 바꿀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렇다고 성적까지 완전히 포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성적과 육성’을 동시에 잡는 것. 어렵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게다가 성적을 위해 베테랑의 힘은 또 필수다.
다 좋은데 과정이 너무 급박하고, 파격적이다.
점진적으로 가도 이상한 것은 없는데, 하루아침에 ‘확’ 바뀌었다.
김원형 감독도 “내 역량이 부족했다”고 했지만, 당황스러웠던 것은 어쩔 수 없다.
갑자기 직장을 잃은 코치들도 마찬가지다.
‘과연 이 모든 것이 구단 구성원들의 회의 끝에 나온 것이 맞겠느냐’ 하는 뒷말이 나온다.
괜히 정용진 구단주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이 아니다.
어쨌든 일은 일어났고, 판은 벌였다.
혼란한 상황이지만, 진행할 것은 또 진행해야 한다.
일단 첫술은 급하게 떴다.
계속 이렇게 가면 체하기 마련이다.
가속 페달만 계속 밟다가는 사고 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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