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승’에 밀린 ‘1승’…KT 육청명 “이강철 감독님, 나중에 챙겨주실거죠?” [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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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황혜정 기자] 배짱있는 투구처럼 대답도 시원시원했다.
KT 신인 투수 육청명(19)이 데뷔 첫 승을 일궈낸 뒤 사령탑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
육청명은 지난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과 홈경기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 호투하고 5경기 만에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칠테면 쳐봐라’ 식의 배짱 넘치는 투구가 일품이었다.
육청명은 2회 선두타자 송성문에 중전 3루타를 허용한 뒤, 변상권에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얻어 맞고 첫 실점했다.
2회에만 27구를 던지며 고전했지만,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는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줬다.
3회부터 5회까지는 쾌속 투구를 펼쳤다.
3회 8구, 4회 7구, 5회 8구만에 이닝을 마쳤다.
3이닝을 23구로 마무리한 셈이다.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에 강하게 던져 맞춰잡는 피칭으로 빠르게 이닝을 삭제해갔다.
KT 이강철 감독과 육청명 스스로도 강점이라고 했던 ‘칠테면 쳐봐라’ 식의 ‘배짱있는 투구’가 이날 경기에서 효과를 봤다.
제구도 좋아 볼넷을 단 1개만 내줬다.
1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키움 외야수 로니 도슨을 상대할 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육청명은 총 67구를 던졌는데, 속구(45구)를 위주로 체인지업(13구)과 슬라이더(9구)를 섞었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였다.
육청명의 평균자책점은 4.40에서 3.72로 낮아졌다.
경기 후 KT 이강철 감독은 “선발 육청명이 신인답지 않은 배짱있는 투구로 자기 역할을 다했다.
프로 데뷔 첫 승 축하한다”고 말했다.
꿈에 그리던 프로 데뷔승. 야구를 시작한 그 순간부터 한 번도 꿈꿔보지 않은 날이 없었다.
육청명은 “야구를 시작한 이래 그 어떤 순간보다 데뷔승을 거둔 지금이 가장 기분 좋다”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그러나 소중한 데뷔 첫승 기념구를 받지 못했다.
공교롭게 데뷔승을 거둔 날 KT 이강철 감독도 감독 통산 400승을 올렸는데, 9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 공을 받은 KT 포수 장성우가 그 공을 이 감독에게 건냈기 때문이다.
‘감독님이 공을 가져가 아쉽지는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육청명은 “나중에 따로 챙겨주시지 않을까 한다”며 시원시원하게 답변했다.
맞춰 잡는 투구에 이유가 있었다.
육청명의 철학이기도 한데, 육청명은 “선발투수는 삼진을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최대한 투구수를 절약하면서 스트라이크 존을 향해 강하게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신인 투수를 든든하게 만드는 건 베테랑 선배들이다.
육청명은 “(포수) 장성우 선배님이 ‘형 믿고 따라오라’고 하셔서 포수 리드만 믿고 던졌다.
4회에 4명의 타자를 상대할 때 던진 7구 모두 모두 속구만 던졌는데, 선배님께서 ‘왜 속구만 던지라 하시지?’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믿고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베테랑은 역시 다르구나 했다”며 웃었다.
이날 지명타자로 출전한 강백호도 시즌 11호 홈런을 터트리며 육청명의 첫 승을 도왔다.
육청명은 “(강)백호 형이 옆에 와서 ‘형이 너 첫 승하라고 홈런 쳐줬다’라며 ‘인터뷰 때 꼭 형 이야기 해라’라고 하시더라”며 미소지었다.
프로 첫 승을 거두고 ‘부모님’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는 육청명의 목표도 의젓하다.
그는 “현재 팀 선발진에 공백이 많은데, 최대한 그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안정적으로 던지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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