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었으면 어쩔 뻔’ KT 에릭, 계륵에서 벤치리더로 [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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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이웅희 기자] KT 마이클 에릭(36·211)이 단기전에서 베테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계륵에서 벤치리더로 거듭났다.
KT는 현대모비스와 LG를 차례로 꺾고 2006~2007시즌 이후 17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다.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 패리스 배스의 활약이 빛났지만, 에릭이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며 팀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에릭은 이번시즌 KBL에 데뷔했지만 유럽 무대에서 잔뼈 굵은 빅맨이다.
나이지리아 국가대표 센터이기도 한 에릭은 유럽 최상위 리그에서 뛰었다.
이전까진 KBL에 올 선수가 아니었지만 2022년 무릎 전방십자인대 수술 후 주춤했고, KT의 러브콜에 이번에는 답했다.
어렵게 한국에 온 에릭은 이번시즌 기대에 못 미쳤다.
경기당 평균 8분 38초를 뛰는데 그쳤고, 4.6점 3.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초라했다.
시즌 내내 에릭의 교체설도 나돌았다.
마땅한 쿄체선수를 찾지 못했던 KT는 불안감을 갖고 플레이오프(PO)에 들어갔다.
하지만 에릭이 제대로 반전을 일으켰다.
에릭은 현대모비스와의 6강 PO에서 게이지 프림을, LG와의 4강 PO에선 아셈 마레이를 상대로 골밑 싸움을 해줬다.
특히 LG의 자랑인 ‘리바운드 머신’ 마레이를 상대로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에릭을 적절히 투입해 배스의 체력을 안배한 KT는 5차전 접전 끝에 결국 챔프전 티켓을 따냈다.
정규리그 당시 KT 송영진 감독은 “에릭이 무릎 수술 뒤 아직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것 같다.
몸상태가 올라오면 잘할 것 같다”고 말했고, PO에서 에릭이 그 기대에 화답하고 있다.
지금의 에릭은 벤치리더 역할까지 하고 있다.
배스는 출전시간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는 선수다.
하지만 퐁당퐁당 일정인 PO에서 체력안배는 필수다.
송 감독은 주로 2쿼터에 에릭을 기용하며 배스를 아꼈다.
하지만 배스는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에릭이 배스를 챙겼다.
4쿼터 승부처에서도 에릭이 먼저 송 감독이 “배스가 나 대신 지금 뛰면 좋을 것 같다”며 출전을 양보하기도 했다.
송 감독은 “에릭이 배스가 정신적으로 흔들릴 때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베테랑으로 팀을 위해 희생하고,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몸상태도 올라와 경기력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KT 챔프전 진출의 숨은 주역인 에릭이 챔프전에서도 활약을 이어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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