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네일에게서 지난 시즌 페디의 향기가 난다. ..관건은 풀타임 소화할 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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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55km의 직구와 변형 슬라이더인 스위퍼를 앞세운 페디는 다승(20승)과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개) 부문 1위에 오르며 KBO리그 마운드를 평정했다.
KBO리그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페디는 올 시즌 2년 1500만달러에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둥지를 옮기며 또 하나의 KBO리그 역수출 사례가 됐다.
2024 KBO리그 마운드에도 페디의 향기를 진하게 풍기는 선수가 있다.
KIA의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이 그 주인공으로,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KBO리그 마운드를 폭격하고 있다.
피안타 7개를 맞긴 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산발 처리한 네일의 역투에 KIA는 사흘 만에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네일은 19이닝을 던져 4사구 하나 없이 23개의 탈삼진을 솎아낼 만큼 구위와 제구를 모두 갖추고 있다.
자책점이 단 1점이라 평균자책점은 무려 0.47이다.
당초 KIA가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기대해 데려온 선수는 윌 크로우였다.
보장 연봉만 봐도 크로우에게 상한선인 100만달러를 꽉 채워준 반면 네일은 70만달러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역전됐다.
크로우도 2승1패를 거두긴 했지만, 평균자책점은 5.40에 달한다.
네일과 비교해 구속은 더 빠르지만, 제구나 안정성 측면에선 네일의 압도적인 우위다.
변형 패스트볼인 투심과 커터를 던지고, 결정구로 스위퍼를 던진다.
주무기가 스위퍼인 것도 페디와 비슷하지만, 페디의 스위퍼가 횡적인 움직임이 크다면 네일의 스위퍼는 종적인 움직임도 더 돋보인다.
상황과 타자 유형에 따라 스위퍼의 스피드와 움직임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것도 네일의 큰 장점이다.
2022년과 2023년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서 뛴 네일은 17경기에 불펜 요원으로 등판해 24.1이닝을 소화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진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던졌지만, 2021년부턴 마이너리그에서도 불펜으로만 뛰어 150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되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과연 네일이 올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KIA 마운드의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을까. 네일이 페디에 필적하는 성적을 내준다면 NC보다 더 탄탄한 전력을 보유한 KIA의 올 시즌 결말은 한국시리즈 우승도 불가능하지 않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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