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싹트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오열하겠다” 선언한 ‘얼굴천재’ 이세희 꿈도 영근다[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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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서귀포=장강훈 기자] “오열할 거에요. 꺼이꺼이 울고 싶어요.”

본격적인 시즌의 출발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은 역설적으로 ‘예열의 시간’이다.
8개월 간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단계여서 당장의 성적보다는 전지훈련 성과를 점검하고, 실전감각을 본격화하는 시기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모든 프로 선수는 우승을 목표로 나서지만, 장기레이스를 슬기롭게 전개할 전략을 세우는 무대로 개막전을 치르는 선수가 더 많다.
“이제 시작이니까, 스코어를 좇기보다 내 샷에 집중하는 게 시기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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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시드전’을 뚫고 정규투어로 돌아온 선수는 특히 그렇다.
우승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무리하면, 페이스를 잃기 마련이다.
조금 더디더라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매 대회 한뼘씩 성장하는 게 롱런의 지름길이라는 건 이미 여러 선배가 증명했다.
동료들에게서 ‘얼굴천재’로 불리는 이세희(27·코즈볼)도 마찬가지다.

소탈한 성격인 이세희는 ‘얼굴천재’라는 별칭에 “민망하지만, 너무 흡족한 별칭”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대표하는 수식어로 사용해도 좋을만큼 만족한다.
‘대세’ 박민지(26·NH투자증권)가 붙여준 별칭인데, 그가 동료들 사이에서 얼마나 ‘인기쟁이’인지 짐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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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희는 6일 제주 서귀포에 있는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6686야드)에서 진행 중인 두산건설 위브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고 공동 35위로 밀렸다.
이틀간 다섯 타를 줄여 공동 1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이날 티샷과 퍼트 실수 등으로 기세를 잇지 못했다.

“대회를 치르다보면 퍼팅 라인이 보이지 않고 코스 매니지먼트가 마음먹은대로 잘 안되는 날이 있는데, 오늘(6일)이 그랬다”고 돌아본 이세희는 “그래도 전지훈련 때 집중훈련한 것들을 실전에서 구현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러프에서 세컨드 샷을 하는 빈도가 높았는데, 올해는 페어웨이에서 다음 샷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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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3라운드까지 드라이버 샷 페어웨이 안착률은 71%를 웃돌아 한층 안정된 샷을 한다.
그는 “드라이버 샷 방향성뿐만 아니라 코스 매니지먼트에 필요한 구질을 만드는 훈련을 많이했는데, 나쁘지 않았다.
미국 팜스프링스에서 훈련했는데, 이 코스 환경이 비슷해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페이드샷을 완성하는 데 집중해 어느정도 효과를 본 그는 올해는 페이드와 드로우 등 이른바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기술을 익히는 데 집중했다.
두산건설 위브챔피언십은 이세희에게 훈련성과를 점검할 완벽한 무대인 셈이다.
그는 “어제(5일)까지는 만족스러웠다”며 웃은 뒤 “비록 조건부이지만, 정규투어 대회에 많이 출전할 수 있는 조건이어서 조급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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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끝난 뒤 “꾸준히 성장하는, 점점 단단해지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한 그는 “올해 정규투어 첫 우승을 따내면 오열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꺼이꺼이 울것 같다”는 그는 “드라이버 클럽은 핑으로, 볼은 타이틀리스트로 교체했는데 느낌이 좋다.
개막전은 예열단계이므로 조바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2승은 하고 싶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만인의 얼굴천재’로 자리매김하려면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프로선수는 상금이 가치척도인데,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누구보다 성적에 대한 갈증이 심한 이세희는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 차분히, 차근차근 실력을 다지고 있다.
“얼굴천재 별칭에 금이 가더라도 오열하고 싶다”는 그의 원대한 꿈이 조심스레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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