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9자책 악몽…괴물 류현진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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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2012년 10월 4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 넥센(현 키움)의 맞대결. 한화가 내세운 선발투수는 에이스 류현진이었다.
욕심이 날법한 경기였다.
KBO리그 통산 99승에 도전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등번호 99와 같은 숫자. 말 그대로 무시무시한 피칭을 선보였다.
10이닝을 홀로 책임졌다.
사사구 없이 4피안타 1실점, 탈삼진은 무려 12개나 잡아냈다.
그럼에도 승리의 여신은 끝내 답하지 않았다.
1-1 무승부로 끝났다.
이후 류현진은 미국으로 향했다.
12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 류현진. 4201일 만에 다시 키움을 만났다.
비가 만들어준 인연이다.
원래대로라면 류현진은 4일 대전 롯데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3일 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로테이션이 하나씩 밀렸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의 KBO리그 통산 승수 시계는 단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은 상태. 앞선 2경기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3.72를 마크했다.
여전히 98승에 머물러 있었다.
시즌 첫 승리와 더불어 그때의 아쉬움을 날릴 수 있는 기회였다.
사진=뉴시스 |
경계심을 늦출 순 없다.
키움은 올 시즌 약팀으로 분류됐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시즌 초반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연승을 내달렸다.
류현진도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섰을 터. 초반 페이스는 좋았다.
4회까지 단 두 번의 출루(1안타, 1볼넷)만을 허용했다.
그 사이 타선도 힘을 보탰다.
4득점을 지원했다.
3회 초 이진영이 1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포문을 열었다.
4회 초엔 이도윤의 적시타와 이재원, 최인호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3점을 더했다.
문제는 5회다.
몸에 힘이 들어간 것일까. 류현진표 칼날 제구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 김휘집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데 이어 이형종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송성문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이후 7연속 안타를 맞았다.
순식간에 점수는 4-8로 역전됐다.
걷잡을 수 없는 분위기에 벤치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김서현이 류현진의 승계주자 2명을 더 들여보내면서 류현진의 자책점은 9점까지 늘었다.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실점이다.
사진=뉴시스 |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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