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독수리] 젊은 한화에 필요했던 퍼즐… 올해도 ‘베테랑 수집’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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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강민이 경기 전 몸을 풀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강팀의 필수조건, 역시 ‘베테랑’이다.

프로야구 한화가 맹렬한 초반 기세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만년 꼴찌 이미지를 탈피해 간다.
매 시즌 한 번쯤 있을 법한 상승세로 치부할 수 있지만, 팬들은 앞다퉈 ‘이번엔 다르다’를 외친다.
피부로 느껴지는 차이가 있기 때문일 터. 바로 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베테랑들의 품격 덕분이다.

◆달라진 무게감

리빌딩을 천명했던 한화는 2023시즌을 앞두고 달라진 흐름을 보여줬다.
자유계약선수(FA) 채은성을 6년 90억원이라는 과감한 베팅으로 품에 안았다.
무려 7년 만의 외부 FA 영입,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137경기 타율 0.263, 23홈런 84타점 등으로 중심타자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낙수효과까지 더해졌다.
함께 중심 타선에 배치된 노시환이 알을 깨고 나온 것. 분산된 견제 아래 잠재력을 폭발시켜 리그 홈런(31개)-타점왕(101개)을 쓸어 담는 괴력을 뽐냈다.
채은성의 존재가 없었다면, 연출되기 힘들었을 시나리오다.

투자를 멈출 이유가 없었다.
올 시즌에 앞서 안치홍이 4+2년 72억원 FA 계약으로 합류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0.297, 140홈런 등으로 꾸준한 방망이를 자랑했다.
덕분에 타선 무게감이 한껏 치솟았다.
지난 시즌 0.241에 그친 팀 타율이 0.276으로 올라섰다.
스몰 샘플이지만 기대를 걸만한 상승 폭이다.
요나단 페라자라는 효자 외인이 단연 제1요인이지만,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짜임새를 갖춘 타선 전체의 힘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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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안치홍이 시즌 첫 홈런을 기록하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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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채은성이 스윙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정신적 지주

프로야구 풀시즌, 144경기 대장정을 치러보고 아니고는 천양지차다.
노장들의 노하우가 젊은 선수들에게 자연스럽게 내려가는 선순환이 필요한 이유다.

채은성의 이름이 다시 소환될 수밖에 없다.
한화에서는 첫 시즌을 보냈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클럽하우스 리더로 동생들을 이끌었다.
타의 모범이 되는 생활 습관, 프로로서의 태도를 수시로 전파했다.
최원호 감독이 2번째 시즌 만에 주장 중책을 맡긴 배경이다.

올해는 채은성만 바라보지 않는다.
안치홍은 물론이거니와 김강민, 이재원이라는 듬직한 베테랑들까지 주황 유니폼을 입었다.
김강민은 2차 드래프트로, 이재원은 방출 아픔을 딛고 한화의 손을 잡았다.
여기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금의환향한 류현진까지 투수조를 지킨다.

벌써 효과가 드러난다.
KBO리그 최고령 외야수 김강민은 젊은 한화 외야의 정신적 대들보로 거듭났다.
주전 자리를 맡을 후배 임종찬의 타석마다 함께 아쉬워하는 그의 표정이 모든 상황을 대변한다.
포수 이재원도 젊은 투수들의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한국 최고 투수 류현진은 이미 존재만으로 선수단의 자신감, 그 자체가 됐다.
신구조화까지 버무린 한화, 그들의 레이스를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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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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