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독수리] 화끈한 투자, 그 정점에서 류현진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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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야구사랑’은 잘 알려져 있다.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유명한 일화가 있다.
2011년 8월 7일이었다.
김 회장은 LG와의 원정경기를 보기 위해 잠실구장을 찾았다.
한 팬이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이던 김태균의 이름을 외쳤다.
당시 일본리그에서 뛰고 있던 김태균은 지바 롯데와의 동행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상황이었다.
“잡아올게”라고 답한 김 회장은 약속을 지켰다.
그렇게 김태균은 2012시즌 친정팀인 한화로 돌아왔다.
전력보강에 진심인 구단이기도 하다.
한 번 마음을 먹으면 주저하는 법이 없다.
2010년대 한화는 스토브리그 경계 1순위였다.
2013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FA)을 통해 내야수 정근우(4년 70억 원)와 외야수 이용규(4년 67억 원)를 한꺼번에 품었다.
이듬해엔 투수 배영수(3년 21억 원)와 송은범(4년 34억 원), 권혁(4년 32억 원)을 영입했다.
2016시즌을 앞두곤 정우람(4년 84억 원)과 심수창(4년 13억 원)이 합류했다.
2018시즌 3위에 오르며 폭죽을 터트렸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 한다면 한다
잠시 쉼표를 찍는 듯했던 움직임이 지난 시즌부터 다시 활발해졌다.
지난 시즌부터 채은성(6년 90억 원), 안치홍(4+2년 72억) 등을 차례로 영입했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은 ‘괴물’ 류현진이었다.
지난겨울 8년 170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무려 12년 만에 한국 무대로 복귀했다.
오랜 시간 진정성을 가지고 공을 들였기에 가능했다.
리그 역대 최고 몸값을 새롭게 쓰는 순간이었다.
종전 기록은 양의지가 2022년 11월 두산과 4+2년 최대 152억 원에 사인 한 바 있다.
야구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한때 소년가장 역할을 수행했던 류현진은 그사이 더 무시무시해져 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만 통산 78승을 올렸다.
특히 2019시즌엔 29경기서 14승(6패)을 마크하며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빅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를 찍었다.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날카로운 제구는 기본, 느린 커브에 KBO리그 시절 잘 던지지 않았던 커터까지. 더 다채로워진 구종으로 무장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존재감 자체가 남다르다.
확실한 에이스는 팀 분위기를 바꾼다.
류현진이 가세한 한화는 더 이상 약팀이 아니었다.
최근 5년간 9-10-10-10-9위에 머물렀던 과거는 잊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화가 5강을 넘어 우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타구단의 머릿속이 복잡해진 것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팀 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패배의식을 지웠다.
선수단 사이에서 “우리에겐 류현진이 있다”는 자신감이 자라났다.
쉽게 지지 않을 거란 믿음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훨씬 놀랍다.
류현진의 기량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예년과는 다른 비시즌을 보냈음에도 1선발 자리를 꿰찼다.
개막전서 살짝 아쉬움을 남기긴 했으나 두 번째 등판서 곧바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작성했다.
파생되는 시너지 효과 또한 강렬하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무섭게 질주했다.
7연승을 내달리며 포효했다.
한화가 개막 8경기서 7승을 신고한 것은 1992년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
독수리의 비상이 시작됐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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