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투어에 등장한 ‘시즌권’ 3개대회 라운지 이용에 최대 50만원?[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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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육만 엔이란다.
후쿠오카에서 비행기 타고 전세버스 부산거쳐 순천거쳐, 섬진강 물 맑은 유곡나루. 아이스박스 들고, 허리 차는 고무장화신고, 은어잡이 나온 일본 관광객들. 3박4일 풀코스에 육만 엔이란다.

‘가객’ 정태춘의 ‘나 살던 고향’ 노랫말이다.
이른바 ‘기생관광’을 상품화한 정권과 이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집단에 대한 비판이다.
노랫말이 꽤 직설적이어서, 시대의 아픔이 진하게 느껴진다.

육만 엔을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53만원 정도다.
나흘간 ‘풀코스’ 한국 여행 경비가 고속철도 왕복값에 불과하다는 풍자가 헛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2024년에는 블랙 코미디로 평가될 일이 당시에는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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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올해 정규투어 한 시즌을 모두 볼 수 있는 ‘시즌권’을 최대 5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프리미엄 등급은 최대 12차례 스위트 라운지 출입이 가능하고, 골프용품패키치 등을 선물로 준다.

가장 싼 게 ‘라이트’로 15만원인데, KLPGA 텀블러 하나를 받을 수 있다.
총 1750매를 발행했으니, 등급을 떠나 평균 가격은 24만3000원 꼴이다.
국내에서 28개 대회를 치르므로 대회당 티켓가격은 8700원 정도다.
파 한 단 값이 875원이면 ‘합리적’인 세상이니, 8700원으로 세계 수준의 여자프로 선수들을 볼 수 있다는 건 매력적으로 비칠 수 있다.

발매한 시즌권을 ‘완판’하면 KLPGA는 4억2500만원가량 수익을 얻는다.
협회측은 “수익사업하려고 발매한 티켓이 아니”라며 “대회를 풍성하게 만들어 스폰서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아이디어”라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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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시즌권 소시자를 위한 라운지도 운영하고, 케이터링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어, 객단가 5만원 이상 이득이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50만원짜리 시즌권을 구매하면, 60만원치 혜택을 주는 것이니, 팬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국내 프로골프는 남녀를 불문하고 타이틀스폰서가 대회 운영을 책임지는 구조다.
골프대회를 직접 치른 경험이 없으니 운영과 홍보대행사를 따로 선정해 선수와 미디어, 팬 편의를 돕는다.
프로스포츠는 경기(대회)를 주최하는 쪽이 모든 권한을 가진다.

KBO리그를 예로들면, 홈 경기를 주관하는 10개팀이 티켓, 마케팅 권한을 행사한다.
반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관하는 포스트시즌은 KBO가 주관하므로 티켓판매 권리도 가진다.
물론 티켓판매 수익은 포스트시즌 진출팀에 차등배분한다.
프로스포츠에서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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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KLPGA는 “티켓판매 권한은 협회에 있다”고 주장했다.
타이틀스폰서와 작성하는 계약서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게 이유다.
물론 KLPGA 정관이나 KLPGT 규정 등에도 티켓 관리 주체에 관한 내용은 없다.
티켓수익은 협회가 갖고, 대회 운영과 홍보, 마케팅 등은 스폰서가 떠안는 이상한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수익이 스폰서나 선수에게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마일리지 차감형태로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는 28개 대회 중 KLPGA 선수권대회를 포함한 세 개 대회에서만 운영한다.
“설치비용만 수억원”이라고 강조했지만, 실효성 여부는 여전히 의문부호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대회당 평균 갤러리 수, 시즌 전체 갤러리 수를 집계하지만, 허수가 많아 공표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협회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팬 니즈에 따라 시즌권을 발행했다”는 또다른 협회측의 말도,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다.
라운드당 혹은 대회당 평균 수만 명의 갤러리가 운집할만큼 관전스포츠로 정점을 달린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허수가 많은 갤러리 숫자에 매몰돼 수십 만원짜리 티켓을 판매하는 건 팬에 대한 기만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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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회를 운영하는 스폰서에게 모두 동의를 구하지도 않았다.
취지는 ‘KLPGA투어 활성화 고급화’여서 나쁠 게 없지만, 이른바 절차적 정당성에 크게 위배되는 행태다.
심지어 “스폰서가 반대하면, 시즌권 입장 갤러리 수만큼 (비용을) 보조하면 되지 않느냐”고 이해할 수 없는 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시즌권을 구매해 대회장을 찾는 팬은 대회 대행사에 떠넘기는 촌극도 스스럼없이 연출했다.

선수와 팬 어느 쪽에도 도움되지 않는 ‘시즌권 발행’. 은어잡이 체험으로 포장한 육만 엔짜리 관광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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