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프답지 않은 LG, 그래도 사령탑은 “작년보다 낫다”며 초토화 마운드 회상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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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 그냥 끝난다.
선취점을 허용이 곧 패배다.
경기 중반 상대 선발을 공략해 역전해도 다시 불펜이 흔들려 승기를 빼앗긴다.
지난해 42차례 역전승을 이룬 승리 공식이 보이지 않는 디펜딩 챔피언 LG다.
물론 시즌 극초반이다.
130경기 이상 남았다.
그래도 어색한 숫자와 마주한 것은 분명하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특히 그렇다.
지난 2일까지 4.26으로 리그 4위다.
2023년 3.43으로 1위, 2022년에도 2.89로 1위였다.
2021년부터 세 시즌 연속 이 부문 정상에 올랐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불펜이 고전하니 ‘역전 불가’다.
마무리 유영찬에 백승현 박명근 김진성으로 필승조를 구축했는데 유영찬을 제외한 셋의 볼넷 비율이 높다.
9이닝 기준 김진성은 3.60개, 박명근은 4.15개, 백승현은 21.60개다.
표본이 적은 만큼 숫자는 크게 줄 수 있다.
그래도 불펜진 고전 원인이 볼넷임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2일 잠실 NC전에서 김진성은 볼카운트 0-2를 선점한 후 연속으로 볼넷을 범했다.
같은 경기에서 박명근은 볼넷 1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기록했다.
백승현은 지난달 31일 고척 키움전에서 안타와 볼넷 2개로 만루를 내준 후 마운드서 내려갔다.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올시즌 LG 최대 불안 요소를 불펜으로 봤다.
2019년부터 마무리를 맡은 고우석이 빅리그에 진출했다.
고우석과 함께 뒷문을 지켜온 정우영은 팔꿈치 뼛조각 수술로 시즌 초반 이탈이 불가피했다.
지난해 불펜 핵심 구실을 한 함덕주도 팔꿈치 수술로 시즌 중반에나 돌아온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활약한 이정용은 입대했다.
필승조와 추격조 구분 없는 전원 필승조로 역전 드라마를 만들었는데 무려 4명이 이탈했다.
불펜 재편이 불가피했고 지난해 도약한 유영찬 백승현 박명근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상보다 한 달가량 빠르게 실전에 돌입한 정우영은 지난 2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투구수 7개로 1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개막 엔트리까지 고려했으나 시범경기 기간 볼넷으로 1군 합류 시점이 미뤄졌는데 이날 단 하나의 볼도 던지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 본인에게 1군 복귀 시점을 맡겼다.
스스로 1군에서 던질 준비가 됐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올릴 것이다.
대신 한 번 돌아오면 다시 내려가지 않고 꾸준히 활약해야 한다”며 정우영에게 선택권을 준다고 밝혔다.
개막 열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2군으로 내려간 백승현 또한 몸상태는 정상이다.
염 감독은 “백승현은 2군에서 하루 등판, 하루 휴식 일정으로 앞으로 열흘을 보낸다.
즉 열흘을 채우면 바로 1군에 올릴 것”이라며 “실전을 통해 밸런스를 찾기로 했다.
제구가 안 좋은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밸런스만 찾으면 다시 불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처음 경험한 일은 아니다.
1년 전 이맘때도 그랬다.
당시는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악재가 터졌다.
이민호 김윤식 강효종으로 야심 차게 영건 선발 트리오를 구성했는데 3주도 지나지 않아 모두 부상 혹은 부진으로 낙마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으로 고우석은 3주 늦게 1군에 합류했다.
대체 마무리로 낙점한 이정용은 세이브 상황에서 고전했고 정우영도 좀처럼 밸런스를 찾지 못했다.
1년 전처럼 악재를 이겨내는 모습을 바라본다.
염 감독은 “그래도 작년 초반에 비하면 지금이 낫다.
그때는 선발과 불펜 모두 이탈자가 너무 많았다.
게다가 오지환까지 부상으로 빠졌다”며 “전체적인 타격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
선발도 작년처럼 많이 빠지지 않았다.
경기가 안 풀리는 면이 없지 않은데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가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불펜에서 이우찬 윤호솔 김유영이 꾸준히 등판하며 비중을 높이는 상황. 트레이드로 영입한 우강훈도 애초 계획보다 빠르게 LG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LG 불펜이 다시 화수분을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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