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년이나 남았는데 벌써 레임덕? KLPGA 개막 코 앞인데 때아닌 내홍, 실체는?[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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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시끄러울 일인가. 그래서 레임덕이 시작된 게 아닌가 싶다.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보이지 않는 암투로 얼룩진 모양새다.

2021년 취임한 KLPGA 김정태 회장은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뒀다.
지난해 임기 마지막 해를 시작했던 한국프로골프(KPGA) 구자철 전 회장을 반추하면,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KLPGA는 레임덕 현상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시기가 빠르게 느껴진다.
KLPGA는 자체가 ‘조직의 사유화 논란’을 겪은 탓에 더 차분하고 낮은 자세로 권력 교체기를 보내야하는데, 구태를 버리지 못한 인상을 준다.

새 집행부 구성 불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협회측은 “규정대로 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쪽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사회를 다시 소집해 쉽게 해결할 수도 있지만, 내홍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
팬 입장에서는 수석부회장과 부회장, 전무이사가 누구든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대회에 출전해 공정하게 플레이하는 게 중요하다.
아쉬운 점은 골프는 최우선 가치가 협회 회원인 선수들이므로, 팬의 니즈는 항상 차순위다.
집행부 구성으로 촉발한 갈등이 표면화해도 관심을 두는 이가 많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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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요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이사는 “13명(회장 포함)이 참석해 정관 제12조 2항에 따라 전무이사 후보 두 명을 회장이 추천해 투표했는데, 7표를 받은 A후보가 기권하는 바람에 무효표가 됐다.
B후보가 6표로 (과반에 미치지 못해) 이사회 동의를 받지 못했는데, 의장(회장)이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부회장과 수석부회장 역시 후보 두 명을 상대로 투표해 C와 D씨가 7표씩 얻어 이사회 동의를 얻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직위별 복수 추천 후 투표로 이사회 동의를 구랬는데, 김 회장은 집행부 전원(3명)에 대한 동의를 다시 구했다고 한다.
일부 이사진은 이를 두고 “정관에 없는, 의장의 월권”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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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협회 입장은 정반대다.
협회 김남진 사무총장은 “정관을 위반한 게 아니”라며 “회장이 이사들의 의견을 구해 복수 후보를 추천했다.
직급별 후보 중 최종후보를 결정하는 투표를 했으므로, 다수표를 얻은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정된 것이다.
최종후보를 대상으로 동의를 구했는데 부결된 것”이라고 강변했다.

같은 행위를 두고 협회와 일부 이사진이 다른 해석을 한 셈이다.
일단 KLPGA 정관 제12조 2항은 ‘본 회의 수석부회장, 부회장, 전무이사는 선출된 이사 중에서 회장이 추천하고 이사회 동의를 얻어 회장이 선임한다’고 돼 있다.
후보 추천 방식을 명문화한 규정은 없다.
경선을 통해 최종후보를 선정해야 한다는 조항도 없다.
정관 문구만으로 해석하면 “이사회 동의로 선출된 수석부회장, 부회장은 회장이 선임해야 한다”는 일부 이사진의 주장이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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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후보를 추천한 이유와 경선의 근거에 대해 협회 측은 “회장이 한 일이므로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사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독단적인 운영을 지양하고자 회장이 권한을 스스로 낮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속내까지는 알 수 없지만, KLPGA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낮은 리더십을 실천하는 지도자’ 쯤으로 포장한 셈이다.

일련의 과정은 레임덕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사투로 비친다.
프로스포츠 단체 수장은 당연하게도 명예직이다.
그러나 투어(리그)가 활성화할수록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자리다.
안타깝게도 회장의 그림자 뒤에 숨어 호가호위하는 세력이 있고, 이들이 못마땅해 정권을 교체해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세력이 늘 암투를 한다.
임기 종료가 다가오면 이런 현상은 도드라지기 마련인데, KLPGA는 전임 회장 때도 비슷한 일로 홍역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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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선수들의 인기에 국내 굴지의 그룹이 앞다투어 대회를 유치하려 줄을 서니, 협회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착각하는 집단도 있다.
‘조직의 사유화’ 논란이 야기된 것도 결과적으로는 투입된 자본을 집행하고 관리하는 곳이어서다.
눈먼 돈이 누군가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가는 건 아닌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데에서 출발한 시샘이 암투로, 권력다툼으로 발전하는 구태가 임기 마지막 해에 변함없이 돌아왔다.
‘그들만의 행복공화국’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른들끼리 자리에 혈안이 돼 암투를 펼치는 동안 본격적인 시즌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갤러리 안전대책이나 양질의 팬서비스는 사실상 대회 운영 대행사에 내던져둔 상태다.

새삼 어느 스포츠 팬이 관중석에서 외친 말이 떠오른다.
“너희가 프로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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