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타 타겟되며 리시브 효율 13.95%에 그친 리베로 도수빈…아본단자 감독, 2차전부터 ‘김해란 카드’ 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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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에서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서브는 예전엔 서비스 개념이었지만, 현대 배구에선 첫 공격 수단이다.
상대가 받지 못하게 해 득점을 내면 금상첨화지만, 서브득점을 매번 낼 수는 없다.
서브의 주목적은 상대의 리시브를 흔드는 것이다.
리시브가 흔들리면 속공이나 시간차 등 확률 높은 공격루트를 활용할 수 없다.
잘 만들어야 양 날개로 향하는 퀵오픈이고, 대부분은 속칭 ‘뻥토스’를 올려 오픈 공격을 할 수밖에 없다.
오픈 토스는 체공시간이 긴만큼 최소 두 명, 많게는 전위 세명이 모두 달려 들어 블로킹을 시도할 수 있다.
투 블로킹 혹은 쓰리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셧 아웃시킬 수도 있고, 유효 블로킹을 만들어 편하게 디그를 할 수 있게 만든 뒤 반격해 득점을 낼 수 있다.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기 위해선 상대 리시브 라인에 서는 선수들 중 가장 리시브가 취약한 선수에게 날리는 게 좋다.
그래야 서브 득점의 확률은 물론 리시브가 흔들릴 확률도 올라간다.
그래서 주로 목적타 서브는 수비 능력이 뛰어난 리베로보다는 리시브 라인에 서는 두 명의 아웃사이드 히터 중 더 리시브에 취약한 선수에게 올리는 게 보통이다.
아니면 두 아웃사이드 히터 중 공격 비중이 훨씬 더 큰 선수에게 때려 그 선수의 공격 시도를 방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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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에 관해 이렇게 장황한 얘기를 꺼낸 것은 28일 열린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얘기를 하기 위해서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해 지난 16일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열흘 이상 실전 공백이 있었던 현대건설은 경기 초반 경기 리듬을 좀처럼 찾지 못해 1,2세트를 내줬으나 3세트부터 경기 리듬을 회복하기 시작하며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세트 스코어 3-2로 리버스 스윕 승리를 따내며 2015~2016시즌 이후 8시즌 만에 챔프전 우승을 따내기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현대건설의 경기 플랜은 흥국생명 리시브 라인에 서는 리베로 도수빈,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과 레이나 토코쿠(일본) 중 가장 리시브 능력이 취약한 레이나에게 목적타 서브를 많이 날려 리시브를 흔듦과 동시의 그의 공격 작업도 방해하는 것이었다.
경기 전 강성형 감독은 “김연경은 눈이 4개가 달렸나 싶을 정도로 상대 코트의 취약한 곳을 노려 때린다.
김연경을 막을래야 쉽게 막을 수 없는 선수다.
그래서 레이나 쪽으로 서브를 공략해서 레이나의 득점이 덜 나오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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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1세트에 현대건설은 레이나에게 가장 많은 6개의 서브를 날렸고, 김연경에게 5개, 도수빈에게 3개를 때렸다.
결과엔 반전이 있었다.
레이나는 6개의 리시브 중 4개를 세터 머리 위에 정확하게 연결했다.
김연경과 도수빈이 정확하게 전달한 리시브는 단 1개도 없었다.

그러자 2세트부터 현대건설의 서브 플랜이 바뀐다.
레이나에겐 단 3개만 서브를 때렸고, 김연경과 도수빈에게 각각 5개씩을 때리며 목적타 타겟을 바꿨다.
김연경이 3개의 리시브를 정확하게 올린 반면 도수빈은 단 1개에 그쳤다.

리시브 라인 세 선수 중 도수빈의 리시브가 가장 흔들리자 현대건설은 3세트부터 대놓고 도수빈에게 목적타 서브를 때렸다.
도수빈에게 11개를 때렸고, 레이나에게 6개, 김연경에게 3개를 때렸다.
도수빈의 리시브 감각은 3세트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단 3개만 정확하게 연결했고, 1개의 리시브는 서브 득점으로 이어져 아예 실패했다.
3세트까지의 리시브 효율이 단 15%에 그쳤다.

4세트엔 현대건설의 도수빈에 대한 목적타 서브 공략이 더욱 노골적이었다.
전체 서브 23개 중 65%에 해당하는 15개를 도수빈에게 때렸다.
리시브 때 자신의 앞으로 오는 서브에 대비함과 동시에 주로 목적타 타겟이 되는 아웃사이드 히터의 리시브 영역도 커버해줘야 할 리베로가 오히려 목적타 타겟이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현대건설의 도수빈 공략은 4세트에도 적중했다.
도수빈의 리시브 15개 중 세터 머리 위로 정확히 전달된 것은 단 3개. 리시브 효율은 단 20%였다.
현대건설의 노골적인 도수빈에 대한 서브 공략은 완벽히 적중하며 3,4세트를 따내고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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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트에도 현대건설의 서브 기조는 이어졌다.
5세트에 때린 15개 서브 중 9개가 도수빈에게 향했다.
도수빈은 단 1개만 세터 머리 위로 전달했고, 12-10으로 앞서다 12-12 동점을 허용한 상황에서 받은 원포인트 서버 한미르의 서브에 대한 리시브는 세터 이원정 머리 위가 아닌 관중석을 향해 날아갔다.
게다가 궤적상 아웃되는 공이었다.
도수빈의 5세트 리시브 효율은 0. 결국 흥국생명은 듀스 접전 끝에 5세트를 14-16으로 내주며 1차전을 패배하고 말았다.

이날 흥국생명은 정관장과 플레이오프를 3차전까지 치르고 올라온 흔적이 역력했다.
1,2세트만 해도 에너지 리듬이 앞서는 모습이었지만, 3세트부터 체력 저하가 크게 눈에 띄었다.
이런 상황에서 3세트부터 리시브가 크게 흔들리면서 결국 내리 세 세트를 내주고 만 것이다.

이날 리베로 도수빈은 총 43개의 서브를 받아 정확하게 연결된 것은 단 8개였다.
서브에이스 2개를 허용하면서 도수빈의 이날 경기 전체 리시브효율은 13.95%였다.
흥국생명의 팀 리시브 효율이 25.27%였으니 리베로가 팀 리시브 효율을 끌여 올려주기는커녕 도리어 깎아먹은 것이다.
디그는 22개 중 17개를 받아냈고, 그중 7개는 ‘Excellent’ 판정을 받을 만큼 디그에서는 수준급 능력을 뽐냈지만, 리시브에서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팀의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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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이면 흥국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김해란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김해란은 V리그 여자부 역사상 통산 디그 1위(11059개), 리시브 정확 2위(5059개)에 올라있는 살아있는 레전드다.
통산 리시브 효율도 51.665%에 달한다.
1984년생으로 어느덧 불혹을 넘겨 전성기 기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도수빈과 나눠서 경기를 뛰면서 효율을 낼 수 있는 기량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의 이번 포스트시즌 플랜에는 김해란은 없는 듯 하다.
김해란은 정관장과의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도 단 한번도 코트에 서지 않았다.
도수빈 혼자 리베로 포지션을 책임졌다.

도수빈의 리시브가 크게 흔들려 정관장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한 뒤 3차전을 앞두고 김해란의 활용 여부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에게 물은 적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현재 김해란은 무릎을 굽히는 데 있어 문제가 있다.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경기력 역시 100%일 것이라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팀이 필요하다면 기용할 생각은 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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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아본단자 감독은 30일 수원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선 도수빈에게 코트 후방을 다 맡기는 ‘원 리베로’를 고수할까. 아니면 ‘김해란 카드’를 꺼내들까. 2차전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분명한 것은 2차전마저 내줄 경우 흥국생명의 챔프전 우승은 더욱 힘들어진다.
플레이오프 3경기까지 치르고 올라왔기에 시간은 결코 흥국생명의 편이 아니다.
수원=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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