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시즌에 정규리그 1위를 넘보는 팀을 만들어냈는데… 신영철 감독과 우리카드의 동행 종료가 씁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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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6년 동안 팀을 지휘한 신영철 감독과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다.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신영철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신 감독은 지난 2018년 4월, 김상우 감독의 후임으로 우리카드 배구단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대한항공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2010~2011시즌)과 한국전력의 V리그 첫 봄배구 진출(2014~2015, 2016~2017)을 이끄는 등 감독으로서의 역량은 발군이라는 평가를 받은 신 감독은 우리카드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냈다.
2018~2019시즌 3위에 오르며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고, 코로나19로 인해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은 2019~2020시즌엔 우리카드를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2008년 우리캐피탈로 창단해 해체 직전에 갔던 드림식스를 우리카드가 인수한 이후 가장 빛나는 장면은 모두 신 감독이 이룩해냈다.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우리카드는 OK금융그룹을 플레이오프에서 2전 2승으로 꺾고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다.
3차전까지 2승1패로 앞서며 우리카드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신 감독 개인에게도 첫 챔프전 우승이 목전이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알렉스가 1세트 1-0에서 교체됐다.
구토와 설사 증세가 있어 경기를 뛰기 힘든 상황이었다.
알렉스의 부재 속에 4차전을 0-3으로 내준 우리카드는 5차전에선 알렉스가 돌아와 맹활약했지만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하며 대한항공에게 통합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이 통합우승을 시작으로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까지 통합 우승 3연패에 성공했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우리카드는 선수단을 크게 갈아엎었다.
신 감독은 부임 이후 꾸준히 트레이드로 선수단을 바꿔왔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큰 변화를 단행했다.
군 입대가 예정되어 있던 토종 에이스 나경복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B손해보험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게 시작이었다.
신 감독은 지난 시즌 주전 세터였던 황승빈을 KB손해보험으로 보내고 리시브 능력이 좋은 아웃사이드 히터 한성정을 데려왔다.
대신 수비력이 좋은 아웃사이드 히터 송희채를 OK금융그룹에 보내고 공격력이 돋보이는 동 포지션의 송명근을 데려왔다.
세터 조련에는 자타공인 최고인 신 감독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용병술이었다.
외국인 선수 뽑기 운도 좋지 못했다.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선 7순위가 걸려 오타케 잇세이(일본)을 지명했고,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선 6순위로 마테이 콕(슬로베니아)을 데려왔다.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한 새 얼굴이었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선수단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 우리카드는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개막 5연승으로 올 시즈능 시작했고, 2라운드 4승2패, 3라운드 5승1패로 파죽지세를 달렸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하던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4연패를 막을 수 있는 대항마로 떠올랐다.
신 감독의 지도력이 또 한 번 입증된 시즌이었다.
4라운드 들어 1승5패로 부진하며 상승세가 꺾이는 듯 했다.
여기에 지난 2월9일 OK금융그룹전을 앞두고 마테이가 훈련 도중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입었다.
진단 결과는 인대파열. 시즌아웃 판정이었다.
팀 공격을 이끌던 마테이의 부재 속에서 신 감독은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길었던 송명근을 중용하고, 미들 블로커로 간간히 활용하던 잇세이를 본 포지션인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용하며 5라운드를 5승1패로 반전시켜내며 대한항공과의 선두싸움을 지속했다.
지난 6일 대한항공과의 6라운드 맞대결, 이른바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놓고 벌인 ‘승점 6’ 짜리 승부에서 3-0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4연패를 저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날 패배로 대한항공은 자력으로 정규리그 1위를 할 수 없게 됐고, 우리카드는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눈 앞에 있던 정규리그 1위를 놓친 우리카드 선수단의 상실감은 예상보다 컸다.
게다가 매 경기, 매 세트가 클러치 상황인 봄 배구에서는 확실한 에이스 존재가 중요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을 3-2로 꺾고 올라온 OK금융그룹에는 레오라는 확실한 에이스 카드가 있었다.
반면 정규리그에선 마테이의 공백을 여러 선수로 메워왔던 우리카드는 단기전에선 에이스의 부재가 발목을 잡고 말았다.
OK금융그룹과의 플레이오프를 2전 2패로 마감하며 다사다난했던 우리카드의 2023~2024시즌은 끝이 났다.
우승 도전에 실패하면서 신 감독과 우리카드의 동행이 끝날 것이란 배구계 관측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리빌딩 시즌임에도 우리카드를 정규리그 우승을 다툴 수 있는 팀으로 올려놓은 신 감독에게 연장계약을 안겨줄 법 했지만, 그 소식은 끝내 들려오지 않았다.
올 시즌 결과를 보고 재계약을 판단하겠다는 의중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결국 우리카드의 선택은 신 감독과의 동행을 끝내는 것이었다.
2020~2021시즌엔 알렉스가 챔프전 4차전을 앞두고 배탈 증세를 보이고, 올 시즌엔 마테이의 갑작스런 시즌 아웃 부상을 당하는 등 신 감독에겐 유독 외국인 선수 복이 따르지 않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법 하다.
우리카드를 떠나는 신 감독은 “그동안 열정적인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어려운 상황에도 늘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준 구단에게 감사하다”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우리카드 배구단 관계자는 “신영철 감독이 팀을 위한 노력과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신감독의 새로운 미래를 응원하겠다”고 전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고, 우승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그간 LIG손해보험(現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 한국전력, 그리고 우리카드를 거치며 감독으로서의 역량은 충분히 입증해냈다.
팀 리빌딩에는 신 감독만큼 뛰어난 이는 없다는 게 배구계의 평가다.
사령탑으로 통산 296승을 거두며 V리그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게 그 증거다.
다만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가 없는 게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과연 신 감독이 다시 V리그의 사령탑으로 돌아와 300승을 채우고,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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