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전 최대 소득 ‘화합’…대표팀 새 미래, 이젠 KFA에 달려 있다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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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태국전 최대 소득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화합’이다.
새 미래를 열 동력을 얻었다.
코치진과 선수단이 소임을 다해 급한 불을 끈 만큼 이젠 대표팀을 관장하는 대한축구협회(KFA)가 화답할 차례다.
올림픽팀 수장인 황선홍 감독이 임시 지휘봉을 잡은 A대표팀은 태국과 치른 두 차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를 1승1무로 마쳤다.
안방 첫 경기(21일·1-1 무)를 비겼지만 적지에서 3-0 통쾌한 승리(26일)를 따냈다.
조 선두(3승1무·승점 10)도 지켰다.
이번 대표팀은 결과만큼 내부 수습이 중요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기간 수면 위로 떠오른 대표팀 내분 사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 과제였다.
내달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을 앞둔 황 감독을 소방수로 둔 결정적인 이유다.
한국 축구 리빙레전드답게 황 감독은 내분 중심이던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유연하게 소통했다.
특히 ‘포용’을 화두로, 대중에게 커다란 비판을 받은 이강인을 대표팀에 전격 발탁,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강인은 태국전에서 보란 듯이 맹활약했다.
방콕 원정에서는 드라마처럼 손흥민의 쐐기포를 어시스트하고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국민에게 감동을 안겼다.
그렇게 대표팀은 다시 ‘원팀’으로 거듭날 채비를 갖췄다.
◇한국 축구 북중미 향해 필요한 리더십은
아름다운 결말에도 KFA 소셜미디어엔 여전히 정몽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득하다.
황 감독이 총대를 메고, 이강인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동안 KFA는 어떠한 자구책도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국가대표 지원 업무를 총괄한 A 전 팀장이 아시안컵 기간 카지노 칩을 챙겨가 늦은 시간까지 카드 게임한 사건이 밝혀져 ‘정몽규 리더십’은 더욱 휘청거렸다.
이제라도 명확한 비전과 가이드라인을 둬야 한다.
각급 대표팀은 KFA가 자랑하는 최고 상품이다.
최상위인 A대표팀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아시안컵 실패 이후 새로 구성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전력강화위)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전력강화위는 지난달 20일 1차 회의에서 3월 A매치부터 정식 감독 체제를 꾸리겠다고 했다가 2차 회의에서 임시 사령탑 체제로 말을 바꿨다.
근본 원인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필요한 리더십과 철학 등을 정립하지 못해서다.
유력 후보에 관한 뜬소문까지 떠돌자 부담을 느껴 방향을 틀었다는 지적도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지휘한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선임 땐 방향성이 명확했다.
당시 전략강화위원장직은 맡은 김판곤 현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은 세계 축구 트렌드를 파악, 수비 중심이 아닌 ‘능동적인 축구’를 입힐 사령탑을 선임 기준으로 내세웠다.
실제 선택받은 벤투 감독은 4년 내내 여러 비판에도 후방 빌드업을 통한 경기 지배를 고집스럽게 내세우며 월드컵 성공을 이뤘다.
최근 아시안컵 이후 경질당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은 빅리거를 다수 품고도 ‘무색무취’ 전술로 일관하다가 물러났다.
KFA부터 세계 축구 흐름을 면밀하게 분석, 확고한 철학을 두고 사령탑을 선임해야 이유를 증명했다.
◇KFA 스페셜리스트 전진 배치, 대표팀 가이드라인 마련하라
KFA 사정을 잘 아는 이들 사이에서는 대표팀 뿐 아니라 홍보·마케팅 등 주요 업무를 지탱해 온 스페셜리스트가 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최근 몇 년간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 직책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했다.
대표팀에 내분 사태가 발생한 것도 갈수록 늘어나는 유럽파 등 흐름을 반영하지 않은 채 방치한 탓이 크다.
제 2 내분 사태 등 추문에 휩싸이지 않으려면 대표팀 운영 가이드라인을 세분화해야 한다.
특히 선수단 운영에 관해서는 ‘이름값’에 관계없이 규율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정 회장은 3선에 성공한 뒤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멀티 요원을 양성하는 ‘애자일(agile) 조직 체계’를 도입했다가 폐지했다.
소규모 조직인 KFA에 맞지 않는 옷이어서다.
이 사이 주요 업무 책임 소지가 불분명해지고, 스페셜리스트가 이탈했다.
비상등이 켜진 현재 스페셜리스트를 전진 배치해 업무 질을 높이고, 근무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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