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개막전 출격 윤이나, 성적보다 중요한 건 ‘동료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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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1년 9개월여 만의 복귀전.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지만 프로 선수로서 기본을 망각했던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돌아온다.
2022년 7월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 이후 ‘오구 플레이 자진신고’로 필드를 떠났던 그가 오랜 공백과 침묵을 깰지 관심이 쏠린다.
“성찰의 시간을 보냈다”고 자평한 윤이나는 내달 4일부터 나흘간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 72·6685야드)에서 시작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을 복귀무대로 정했다.
그는 “조기에 복귀할 수 있게 도움을 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겸손하고 모범적인 태도로 성장한 모습을 보이겠다.
좋은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매니지먼트사는 “선수가 대회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1라운드 전에는 별도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알려왔다.
실력이야 의심할여지 없으니, 경기 외적인 변수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변함없는 실력을 뽐내면, 그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도 부드러워질 것이라는 전형적인 리스크 매니지먼트다.
복귀 과정 하나하나가 화제였다.
지난해 9월 대한골프협회가 기습 발표한 징계감면과 KLPGA가 이사회 결정을 한 차례 유보한 함의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골프선수로서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지만, 그를 지지하는 팬으로부터 청원서가 날아들었고, 스타 갈증에 허덕이던 한국 여자골프 현실 등을 고려해 3년 자격정지를 1년 6개월로 감면하는 파격 결정을 내렸다.
자수도 했고 18개월간 자중하며 살았으니 당당함을 되찾아도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번 실수로 선수 인생을 포기해야 하는 건 가혹하지 않으냐는 변호도 있다.
어린 선수이므로, 통렬한 반성을 통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일 기회를 줘야한다는 강변은 그의 스타성과 맞물려 징계감면의 명분이 됐다.
곡절 끝에 필드로 돌아왔으니, 그의 말대로 ‘모범적인 선수’로 거듭나야 하는 건 의무다.
등장만으로 정체기인 KLPGA투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이미 폭발적인 장타력을 앞세워 화려한 경기력을 뽐낸 스타였다.
KLPGA 투어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닌 장본인이다.
2022년 7월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같은 달 17일 KLPGA 투어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오구 플레이를 하지 않았더라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만큼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복귀생’ 윤이나에게 필요한 건 성적이 아니다.
함께 투어 활동하는 선수들에게 동료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동반 플레이어와 ‘동료’는 전혀 다른 말이다.
플레이어이자 심판인 동료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
지루한 싸움일 수 있지만, 이름 앞에 붙는 ‘프로선수’라는 수식어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게 우승 트로피보다 중요한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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