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미라클’ 비행이 만든 정규리그 1위… 멈추지 않은 통합 4연패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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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선수단이 득점 후, 세리머니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모든 난기류를 넘고, 다시 궤도에 올랐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이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대망의 정규리그 1위를 결정지었다.
경쟁팀 우리카드가 16일 삼성화재와의 시즌 최종전을 1-3으로 패해 승점 70(23승13패)에 머무르면서, 대한항공(23승13패·승점71)의 왕좌 등극이 확정됐다.
상대의 경기 결과에 운명을 맡긴 대한항공의 초조함은 그렇게 해피엔딩을 맞았다.
◆끈질긴 추격
지난 시즌 통합 3연패를 달성한 대한항공은 V리그 사상 첫 왕조를 개척한 삼성화재(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자연스레 최초 ‘통합 4연패’라는 무거운 목표를 안고 출발한 시즌이었다.
대항마가 나타났다.
신영철 감독이 이끄는 우리카드가 초반부터 맹렬히 치고 나간 것. 반면 대한항공은 외인 링컨 윌리엄스의 부상과 부진, 허리가 좋지 않은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의 공백까지 겹치는 등 출발이 순탄치 못했다.
어색한 성적이 이어졌다.
대한항공답지 않게 연패도 잦아졌다.
시즌 반환점을 돌 때가 특히 힘겨웠다.
3라운드 3승3패에 그쳐, 당시 1위 우리카드에 승점 5점 차로 밀린 3위로 밀려났다.
4라운드도 시작과 함께 연패가 찾아오는 등 좀처럼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대한항공 선수단이 승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몰락은 없었다.
남자부 최고 뎁스를 자랑하는 대한항공은 수준급 ‘잇몸 배구’로 어떻게든 버텨냈다.
정지석의 자리는 정한용이, 링컨의 자리는 ‘토종 거포’ 임동혁이 메우면서 추락을 막고 꾸준히 1위를 사정권에 뒀다.
그 끈질김이 리그 막판 맹추격으로 귀결됐다.
◆짜릿한 기적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5라운드부터 역습이 펼쳐졌다.
대체 외인 무라드 칸이 서서히 팀에 녹아들기 시작하는 등 팀이 다시 구색을 갖추자, 파죽의 8연승이 찾아왔다.
우리카드와 매일같이 치열한 1위 기싸움을 펼쳤다.
막판 위기는 있었다.
우리카드와의 6라운드 최종전 셧아웃 패배에 이어 OK금융그룹에도 덜미를 잡혀 2연패에 빠졌다.
자력 1위가 불가능해지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포기하지 않았다.
시즌 최종 KB손해보험전에서 최선의 승점 3점을 확보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렸다.
그러자 정말 거짓말처럼 우리카드가 시즌 마지막 2경기에서 연달아 무릎 꿇었다.
모두의 명운이 걸린 삼성화재전은 풀세트, 그것도 막판 듀스까지 가는 혈전 끝에 우리카드가 패했다.
대한항공을 찾아온 기적이자 행운이었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오른쪽)과 한선수가 2022~2023시즌 정규리그 1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대한항공이 2022~2023시즌 차지한 정규리그 1위 기념 트로피의 모습. 사진=KOVO 제공 |
◆새로운 역사
역대급 시즌이다.
V리그 승점제 도입(2011∼2012시즌) 이후, 1·2위 격차가 단 1점에 그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종전 최대 격차(조기종료 시즌 제외)는 2011∼2012시즌 1위 삼성화재(84점)와 2위 대한항공(80점)이 기록한 4점 차다.
그 접전에서 대한항공이 살아남았다.
숱한 기록이 쏟아졌다.
정규리그 4연패는 삼성화재(2011∼2012시즌부터 2014∼2015시즌)에 이은 V리그 역대 2번째 이정표다.
통산 정규리그 1위 기록에서도 총 7회로 삼성화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왕조에 방점을 찍기 위한 도전은 아직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29일 홈 계양체육관에서 열릴 챔프전 1차전에서 ‘통합 4연패’ 출사표를 던진다.
상대는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의 준플레이오프, 그 경기의 승자와 우리카드가 펼치는 플레이오프의 승자다.
열흘 넘는 여유를 만끽하며 ‘진짜 무대’를 준비할 일만 남았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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