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ABS&피치클락…현장에서 쏟아진 우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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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세부적인 것들에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KBO리그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오는 23일 팡파르를 터트린다.
올해는 특히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을 비롯해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을 꾀한다.
피치 클락 등은 일단 전반기 시범 운용 후 결정키로 했다.
시범경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새로운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확인해야할 사안이 많다.
선수단, 코칭스태프 등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시선이 쏠린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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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이론과 현실

관심을 모으는 대목 중 하나는 ABS다.
1군 리그에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부터 4년간 퓨처스리그(2군)서 시범운용을 거쳤다.
KBO는 판정 정확도를 기존 91.3%에서 95~96%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행착오를 피할 순 없었다.
롯데와 SSG의 경기가 펼쳐진 9일 부산 사직구장이 대표적이다.
예상치 못한 시스템 오류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당초 통신 장비 문제인 듯했으나 데이터 자체가 찍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라이크존과 관련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ABS가 판단하는 스트라이크 존의 상하 기준은 각각 선수 신장의 56.35%, 27.64%다.
KBO는 앞서 투수, 타자들의 신장을 측정했다.
문제는 타자들의 타격 자세가 제각기 다르다는 것. 거의 서서 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낮게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오픈 스탠스냐 노 스탠스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KBO는 “타격 폼이 아닌, 신장을 기준으로 한 건 악용될 여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공통적 비율”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도 고개를 갸웃한다.
앞서 ABS가 도입되면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질 거란 전망이 많았다.
좌우의 경우 홈플레이트 크기(43.18cm)에 좌우 각 2㎝씩 확대해 적용키로 했다.
시행 초기 오히려 좁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지영(SSG)은 “낮은 공은 철저하게, 높은 공 또한 생각했던 것보다 잘 안 잡아주더라”고 밝혔다.
유강남(롯데)은 “구장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는 데 살짝 다른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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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위즈 제공

◆ 스피드와 본질

정식 도입은 아니지만 피치클락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커진다.
스피드업을 목표로 투구 및 타격 준비 시간을 제한키로 했다.
투수는 주자가 있을 때 23초 안에, 주자가 없을 땐 18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메이저리그(MLB)보다 3초씩 더 길다.
타자는 8초가 표기된 시점에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KT와 LG의 경기가 펼쳐진 수원 KT위즈파크에선 팬들이 다함께 카운트다운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투수 입장에선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상황에 따른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가령 외야수들의 경우 공수 교대 시 꽤 먼 거리를 달려와야 한다.
상대적으로 내야수들에 비해 숨고를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일괄적으로 적용시키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포수는 장비가 많다.
이를 풀고 타석에 들어서는 데까지 거쳐야 할 과정들이 있다.
위반 사례가 속출한다.
시범경기 첫날 창원NC파크(KIA-NC전)에서만 13번의 경고가 쏟아졌다.
사직구장, KT위즈파크에서도 각각 7번씩 나왔다.

나아가 야구에 본질을 해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달리 KBO리그는 아직 피치컴(pitchcom)이 도입되지 않았다.
피치컴은 투수와 포수가 사인을 교환하는 전자장비다.
내부적으로 사용키로 결정됐지만 전파 인증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그 전까진 기존 방식대로 사인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때때로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단순히 시간을 줄이기 위해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걸) 바꾸는 건 아닌 듯하다”고 전했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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