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비하인드] “정신 똑바로 차려”…정훈은 그랜드슬램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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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아무리 시범경기라 해도 긴장의 끈을 풀 수 없다.
승패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겨우내 자신이 준비했던 것들을 점검하는 자리다.
팬들 그리고 사령탑이 지켜보고 있다.
베테랑도 예외는 아니다.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SSG와의 맞대결. 내야수 정훈(롯데)은 호쾌한 만루 홈런으로 승리의 쐐기를 박았음에도 경기 후 그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훈은 이날 5번 및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네 타석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오랜만에 경기를 하다 보니 (타격감이) 좋지 않더라”고 말했다.
시범경기는 정규리그와 다르게 엔트리 제한이 없다.
그만큼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정훈은 “네 타석을 그렇게 치면 다섯 번째 내기 쉽지 않은데 감독님께서 그래도 기회를 주셨다”고 말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수장은 기다렸다.
정훈은 “마지막 타석 들어가기 전 감독님께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치라’고 하시더라”고 귀띔했다.
사실 편하게 치라는 조언도 함께였다.
제대로 통했다.
8회 말 1사 만루 기회. 풀카운트 접전 끝에 상대 투수 이로운의 7구를 공략했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살짝 몰린 공을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담장을 넘겼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정훈은 김태형 감독과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한 번 더 쳐달라고 했는데 가라고 하시더라”고 웃었다.
정훈은 지난 비시즌 타격 향상을 위해 미국까지 날아갔다.
전직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운영하는 아카데미를 찾았다.
정훈은 “나이가 들어가는 입장에서 큰 동기부여 중 하나였다”면서 “아직까지 잘하고 싶고,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서의 10일은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심적으로 성장하는 기간이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느낀 부분이 많다.
대표적인 부분이 메커니즘이다.
다만, 정훈은 리그에서도 다소 독특한 타격 폼을 가지고 있다.
모든 것들을 일률적으로 적용시키긴 어려웠다.
정훈은 “(강)정호가 공을 맞히는 면적을 넓게 가져가 보자고 하더라”면서 “치는 것을 보더니 중간에 포기를 하더라. ‘알아서 하겠다’고 했더니 오히려 좋아했다.
가져올 만한 것들만 딱 가져왔다”고 전했다.
중요한 시즌이다.
정훈은 2021시즌을 마친 뒤 롯데와 3년 총액 18억 원에 자유계약(FA)을 맺었다.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다.
마음을 다잡는다.
정훈은 “매일 일지를 쓰는데 한탄하는 내용밖에 없더라. 잘 버티려 한다”고 돌아봤다.
그럼에도 언제나 팀 성적이 먼저다.
정훈은 “30대 초중반 경기에 잘 나가지 못하면 티를 좀 낸 듯하다.
그런 것들은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더라”면서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웃으면서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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