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디찬 외풍 속 ‘최초 연승’ 꿈꿨지만… 뒷심 부족에 무너진 페퍼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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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VO 제공

연승의 목전에서, 결국 고개를 떨궜다.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은 2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6라운드 마지막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2-3(25-15 14-25 25-22 23-25 7-15)으로 패했다.

직전 경기 23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전에서 3-2 승리를 일구며 여자부 최다 23연패 터널을 탈출했던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창단 최초 연승을 꿈꿨다.
2021∼2022시즌 V리그에 입성했지만 아직 연승을 기록한 적이 없다.
첫 시즌의 3승(28패), 직전 시즌의 5승(31패)에 연속된 승리가 없었다.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는 듯했다.
1세트부터 9점을 얹으며 10점 차 대승을 이끈 ‘외인 에이스’ 야스민 베다르트의 컨디션이 대단했다.
3세트에는 18-19에서 시소게임을 뒤엎는 연속 득점을 보여주며 해결사로 나섰다.
강렬한 백어택까지 얹어 세트포인트를 책임지는 등, 3세트에만 12득점, 공격성공률 80%로 폭발했다.
승부처로 보인 3세트를 가져오면서 연승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다시 한 번 문턱을 넘지 못했다.
4세트 초반 7연속 실점으로 분위기를 뺏긴 게 치명적이었다.
세트 후반 박정아와 야스민의 분전 속에 동점을 맞추면서 힘을 내봤지만, 마지막 중요한 한 점을 내주며 고개를 떨궜다.
일순 뺏긴 승기를 5세트에 찾아오지 못했다.
떨어진 체력 속에 범실이 속출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끝내 8점 차로 패하며 승점 1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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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VO 제공

배구 외적으로 흔들리는 가시밭길 속에서 반전의 승리를 꿈꿨지만 물거품이 됐다.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빠져있던 연패 속에서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의 팀 내 후배 괴롭힘 의혹까지 불거지며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오지영은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로부터 자격 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고, 구단은 그와의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
오지영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지금은 팀을 떠난 피해 주장 선수들과 긴 법정 공방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어수선했던 선수단 분위기를 들춰내야 하기에, 남아있는 선수단에게도 계속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팀을 이끌던 조 트린지 감독까지 28일 공식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성적 부진이 주된 이유지만, 일련의 사태에서 드러난 선수단 관리 책임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페퍼저축은행에서만 벌써 두 번째 감독 대행을 수행하는 이경수 수석코치가 중책을 맡고 잔여 시즌을 이끌게 됐다.
이날 경기가 그 시작이었지만, 석패로 인해 이제 단 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시즌 꼴찌가 일찌감치 확정된 상황이지만, 고난 속에서도 페퍼저축은행 팬들은 여전히 배구장을 찾아주고 있다.
그들을 위해서,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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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VO 제공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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