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떨려!” 키움 신인 전준표의 비공식 데뷔전, 긴장됐지만 뿌듯했던 하루 [SS가오슝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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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가오슝(대만)=황혜정 기자] “떨려 죽겠어. 빨리 그냥 등판했으면 좋겠어.”
점심을 먹고 있는데 옆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키움히어로즈 신인 투수 전준표(19)가 같은 신인 동기 김윤하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전준표는 김윤하에게 “그냥 빨리 등판하고 싶다.
너무 떨린다.
차라리 마운드에 서면 안 떨릴 것 같다”며 비록 연습경기지만, 자신의 비공식 데뷔전을 앞둔 마음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키움은 27일(한국시간) 대만 핑둥 CTBC파크에서 대만 프로팀 중신브라더스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전준표는 7회에 등판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에게는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이는 일종의 ‘데뷔전’인 셈.
비록 비공식 연습경기지만 신인 선수에게는 큰 의미다.
1군에 콜업된지 3일만에 기회를 얻었다.
1이닝만 예정돼 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너무 긴장된 나머지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한 전준표는 경기가 시작되자 불펜 피칭장에서 몸을 풀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마침내 7회, 그가 등판했다.
결과는 1이닝 무실점. 삼자범퇴였고, 삼진도 한 개 솎아냈다.
삼진 잡는 능력이 장점으로 꼽히는 투수인데 비공식 데뷔전을 삼진으로 시작했다.
전준표가 코칭스태프와 팬들 앞에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순간이다.
두 번째 타자와 세 번째 타자는 땅볼을 유도해 수비수의 도움으로 1루에서 아웃시켰다.
특히 카운트를 잡아가는 방식이 자신이 말한 ‘공식’과도 같았다.
전준표는 앞서 “변화구로 먼저 카운트를 잡아서 들어간다.
보통의 타자는 초구를 속구로 생각하지 않나”라며 변화구를 초구로 던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첫 등판에서도 변화구를 초구로 택했다.
두 번째 타자에게 커브를 던지며 스트라이크 판정을 이끌어 냈다.
상대 타자는 기습 번트 모션을 취했지만, 이미 대비하고 있던 전준표가 침착하게 수비했다.
경기 후 전준표는 “첫 등판이니 그냥 타자에게 ‘안타 맞자’는 심정으로 올라갔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2스트라이크를 최대한 빨리 잡으려는 생각으로 투구했다”고 말했다.
빠르게 승부했고, 구위가 좋은 덕에 상대 타자가 정타를 치지 못해 땅볼이 나왔다.
전준표의 비공식이지만 ‘데뷔전’이 삼자범퇴로 순식간에 끝났다.
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히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그의 표정은 한없이 환했다.
전준표는 “불펜 피칭장에서도 계속 긴장됐는데, 막상 마운드에 서니 긴장이 풀렸다.
변화구도 잘 들어갔고, 구속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다 만족스럽다.
코치님께서도 지금처럼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격려해주셨다”며 미소지었다.
전준표는 키움이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무려 14명을 선발하며 뽑은 가장 첫 번째 선수다.
그만큼 구단과 팬의 기대가 크다.
선수도 잘 알고 있다.
떨렸던 데뷔전, 그렇지만 담대하게 잘 해냈다.
자신이 원하는 공을 뿌렸고, 해왔던 루틴대로 타자를 상대했다.
또 한 명의 ‘슈퍼루키’가 첫 관문을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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