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11년 전 시작된 홍원기 감독-임병욱의 ‘사제의 연’… “아프지만 말자, 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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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임병욱이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 훈련 전 캐치볼로 몸을 풀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
진심이 한데 얽히는 애틋한 인연이다.
프로야구 키움 외야수 임병욱은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2014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대어급 유망주였지만, 커리어 내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훌륭한 피지컬과 야구 재능에도 좀처럼 꽃을 피우지 못했다.
2024시즌, 부활을 꿈꾼다.
구단 1차 스프링캠프지였던 미국 애리조나에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대만 가오슝에 차려진 2차 캠프에서는 1군 선수단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린다.
훈련 강도를 차근차근 높여 라이브배팅 등을 소화했고, 대만 프로팀과의 연습경기로 실전 감각을 키운다.
그는 “타석 자체를 오랜만에 들어가기 시작해서 아직은 생소한 느낌이다”며 멋쩍게 웃었다.
지난해에도 좌측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남들보다 빠르게 접었기 때문. 그는 “하나씩 체크할 부분들을 점검하는 기분으로 임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생각하는 대로 되고 있다.
꾸준히 이어가면 좋은 시즌을 맞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키움 홍원기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
키움 홍원기 감독에게도 임병욱이 아픈 손가락인 건 마찬가지다.
홍 감독은 “임병욱 하면 2013년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가 떠오른다.
김하성, 임동휘, 이용하까지 신인 4인방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
어느새 11년이 훌쩍 지나버렸다”며 껄껄 웃었다.
당시 1군 수비코치였던 홍 감독은 임병욱과 강산이 변하는 긴 시간 사제의 연을 맺는 중이다.
사령탑은 “재능이 참 대단한 선수인데 매년 부상에 고생한다.
‘아프지 말자. 소원이다’ 말고는 아무 얘기도 안 했다”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건강하기만 한 임병욱이 되기를 바랐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임병욱은 “저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 오신 분이다.
11년이나 됐다.
어떤 마음이실지 당연히 느껴진다”며 “부상 없이 한 시즌 잘 치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키움 임병욱이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
자신은 있다.
그는 “지난해도 결말은 안 좋았지만 치명적인 부상은 아니었다.
나름 잘 준비가 됐던 시즌이다”며 “올해도 달라질 건 없다.
매사에 ‘근면성실’하려 한다.
그게 맞는 옷이다.
그렇게만 한다면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이정후라는 큰 산이 사라진 팀 외야를 채워줘야 한다.
이주형과 로니 도슨 제외 남은 한 자리가 걱정거리다.
고참 라인이 된 임병욱이 중심을 잡아준다면 팀 입장에서도 더할 나위 없다.
그는 “(주전 확보는) 운이라고 본다.
야구는 잘 되다가도 부상 같은 외적인 요소들이 작용한다.
깊이 생각할 부분은 아니고, 그저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며 각오를 다졌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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