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감독 '박항서'냐 '황선홍'이냐…고심에 빠진 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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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
대한축구협회가 오는 3월에 열리는 태국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두 경기를 임시 사령탑 체제에서 치르기로 결정한 가운데, 유력 후보로 박항서(65) 전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과 황선홍(56)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간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2차 회의를 열고 3월 A매치 일정을 임시 감독으로 치른 후 6월 A매치를 앞두고 정식 감독을 선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임시 감독 후보로 박항서·황선홍 감독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감독은 3월 A매치 상대인 태국에 정통하다.
그는 베트남 대표팀을 지휘했을 때 각종 국제 대회에서 지역 라이벌인 태국과 여러 차례 맞붙으며 상대를 직접 경험했다.
박 감독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박 감독은 축구 대표팀 정식 사령탑에 관심이 없다”면서도 “능력 있는 후배에게 지휘봉을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태국과 맞붙는) 3월 A매치에 한해서라면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픈 의향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의 단점으로는 MZ세대 중심인 대표팀 현 주축 멤버들과의 교류가 부족했다는 점이 꼽힌다.
그러나 베트남 감독 시절 당시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파파 리더십’을 발휘한 만큼, 대표팀의 분위기를 어렵지 않게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황선홍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
황 감독은 현재 올림픽팀을 지휘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대표팀 운영에 대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4세 이하 선수들을 이끌고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고, 젊은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하지만 파리올림픽 준비 과정과 3월 A매치 일정이 겹친다는 게 걸린다.
황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오는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파리올림픽 최종 예선을 겸해 열리는 이 대회에서 3위 이내에 들어야만 파리로 갈 수 있는데, 조별리그에서부터 일본·아랍에미리트(UAE)·중국 등의 팀을 상대해야 한다.
김지수(브렌트퍼드)·배준호(스토크시티)·양현준·오현규(이상 셀틱) 등 올림픽대표팀의 핵심 전력인 해외파 선수들의 참가 여부도 불투명하고, A대표팀과 올림픽팀을 동시에 이끄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지난 21일 열린 1차 회의 직후 있었던 브리핑에서 정해성 강화위원장은 “임시 감독 체제보다는 정식 감독을 곧장 선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는데, 사흘 후 열린 2차 회의에서는 이를 번복했다.
3월 A매치 일정을 임시 감독으로 치른 후 6월 A매치를 앞두고 정식 감독을 선임하기로 한 것이다.
강화위원회가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을 바꾼 이유는 속도 조절 때문으로 보인다.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등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점찍은 현직 K리그 감독들은 다음 달 1일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다.
K리그 감독을 대표팀으로 차출하는 것은 관련 규정상 문제 되지 않는다.
그런데 소속팀 입장에서는 개막 직전에 감독이 대표팀으로 가는 것이 당황스럽다.
게다가 협회 입장에서도 현직 감독을 빼간 후 해당 프로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또 다른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이에 강화위원회는 3월21일(홈)과 26일(원정 경기)에 열리는 태국과의 A매치를 맡을 대표팀 감독 후보에서 K리그 현직 감독을 제외하고, 박항서·황선홍 감독을 임시 감독 후보군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진호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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