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여론 의식했나...‘임시 감독 체제’로 급선회한 KFA, 연일 관심 집중에 K리그는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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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입장을 바꿨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24일 서울시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차 회의를 열고 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지난 21일 1차 회의에서 차기 사령탑의 기준을 설정한 전력강화위원회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력강화위원회는 기존의 입장을 바꿔 태국과의 3월 A매치 2연전을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위원들 사이에서 3월 A매치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서두르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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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쏟아진 비판

전력강화위원회는 3월 A매치 2연전부터 새 사령탑 체제에서 치르길 원했다.
지난 21일 브리핑에 나선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3월 A매치를 정식 감독 체제로 치르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면서 “현실적으로 임시 감독 체제를 꾸리기에는 여러 장애가 있다.
두 경기만 지휘하려고 하는 감독이 과연 나타날까 하는 의문을 가진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단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국내 감독에 무게를 실었다.
다음 달에 열리는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부터 정식 감독 체제로 치르기 위해선 선수단 파악이 필수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은 전력을 점검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국내 감독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K리그 현장에서 뛰고 있는 감독들이 물망에 올랐다.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등이 거론됐다.
K리그 개막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한국 축구를 위해 ‘대승적 차원’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자 K리그 팬들이 비판에 나섰다.
여러 사령탑 중 홍 감독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울산 서포터즈인 처용전사는 23일 오전부터 축구회관 앞에서 대한축구협회를 겨냥한 트럭 시위를 펼쳤다.
처용전사는 ‘필요할 때만 소방수, 홍명보 감독은 공공재가 아니다’, ‘K리그는 대한축구협회의 장난감이 아니다’, ‘K리그 감독 국가대표 감독 선임 논의 백지화’ 등의 항의 문구를 띄웠다.
K리그 팬들은 축구협회의 졸속 행정에 항의하는 의미로 근조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연일 팬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위원들의 입장도 달라졌다.
2경기를 맡길 ‘소방수’를 구하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후임 사령탑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3월 A매치 이후에는 6월에 A매치가 열리기 때문에 다양한 후보를 검토할 시간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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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K리그엔 여전히 악영향

대표팀 감독 관련 문제가 연일 화제를 모으면서 프로축구 K리그 개막은 관심이 떨어진 분위기다.
K리그는 지난해 역대급 인기를 누렸다.
유료 관중 300만명 시대를 열었고 평균 관중은 1만 명을 넘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제시 린가드가 서울에 입단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 이후 K리그 개막보다는 차기 사령탑에 관심이 쏠린다.
K리그 팬들은 응원하는 팀 감독이 클린스만 전 감독 후임으로 선임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월 내내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를 통해 각 팀의 준비 사항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고 26일 미디어데이를 통해 개막 분위기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 문제로 주목받지 못했다.
더불어 전력강화위원회의 오락가락 행보에 시간만 늘어지고 있다.

연맹은 미디어데이에서 대표팀 관련 질문 자제를 요청하며 최대한 개막 분위기 조성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다.
차기 사령탑 관련 이슈가 축구계를 뒤덮으면서 K리그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정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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