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으로 된 무언가가 날아왔다” 29년 한 푼 그 공 잡은 신민재, 이제 연속을 노린다 [SSAZ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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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스코츠데일=윤세호 기자] 역사에 남을 순간. 긴 시간 동안 재생될 그 순간을 장식했다.
2023년 11월13일 LG 29년 만의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장식한 내야수 신민재(28) 얘기다.

타구가 조금 애매했다.
라인 드라이브성인데 아주 강하지는 않았다.
다소 뜬 타구가 신민재 정면을 향했다.
짧게 점프하면서 타구를 잡았고 그 순간 잠실구장, 그리고 곳곳에서 이 경기를 바라본 LG 팬들이 팔을 번쩍 들었다.
눈물을 흘리며 참 긴 시간을 기다렸던 그 순간을 맞이했다.

신민재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특별한 순간이었다.
2015년 육성 선수로 프로에 입단한 후 불과 1년 전까지는 이런 순간을 꿈도 꾸지 못했다.
1군보다는 2군에 있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1군에서 역할도 대주자로 한정됐다.
그랬던 그가 주전 2루수로 발돋움하는 인생 대역전을 이뤘다.
그리고 챔피언도 됐다.

신민재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 스쿨 파크에서 스프링 캠프 훈련을 마치고 그 순간을 돌아봤다.
그는 “(당시) 공이 내게 날아온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냥 회색으로 된 무언가가 날아왔다”며 “오니까 잡았다.
잡은 뒤 공인 것을 안 다음, 좋아서 뛰었다”고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우승 순간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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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초 수비를 하다가 관중석을 돌아본 것을 두고 “마지막 이닝에 수비를 하려고 나왔는데 관중이 모두 일어서서 핸드폰을 들고 계시더라. 그 모습이 눈에 들어와서 딱 한 번 관중석을 봤는데 그게 카메라에 잡혔다”고 웃으며 “아웃카운트 하나, 그리고 2아웃 후에는 스트라이크 하나하나에 관중들이 함성을 내주셨다.
지금도 그 순간이 계속 기억이 난다.
정말 좋았다”고 재차 미소 지었다.

도약과 우승으로 많은 게 바뀌었다.
프로 입단 10년차에 억대 연봉자가 됐다.
캠프에서 늘 주루 훈련만 했는데 이제는 주전 2루수로서 모든 훈련을 비중 있게 소화한다.

신민재는 “매달 25일에 급여가 들어오는데 아직 안 들어왔다”고 웃으면서 “캠프 훈련은 확실히 달라졌다.
작년을 빼면 나는 늘 주루 훈련에 치중했다.
작년에 처음으로 타격과 수비도 했는데 이제는 주전 선수들처럼 모든 훈련을 다한다.
코치님께 요청해 내가 필요한 부분을 더 채울 수도 있다.
캠프 훈련에서 내 위치가 달라졌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숫자를 개인 목표로 세우지는 않았다.
다만 작년보다 나은 활약, 그리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본다.

“일단 타격, 수비, 주루 모두에서 작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한 신민재는 “솔직히 기록보다는 또 우승하고 싶다.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한국시리즈 당시 날씨가 너무 추웠지만 우승하니 추운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때 그 기분을 또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제도 변화와 맞물려 다짐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베이스 크기 확대로 빠른 주자가 한층 유리해졌다.
지난해 37도루로 도루 부문 2위였는데 내심 도루왕도 노려볼 수 있다.
시프트 제한으로 인해 넓은 수비 범위는 더 돋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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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재는 “작년처럼 감독님께서 적극적인 주루를 주문하시면 얼마든지 뛸 것이다.
베이스 크기에 앞서 우리 팀 방향이 유지된다면 따르는 게 맞다.
도루에 대한 욕심은 확실히 있다”며 “수비 범위는 자신이 있다.
그래도 일단 할 수 있는 데에 최대한 집중하겠다.
실수 없이 처리할 수 있는 타구를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장점을 살려 보다 뛰어난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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