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고 싶지 않아 이강인 유니폼 팝니다” 돌아선 팬심…정몽규는 ‘두루뭉술’ 답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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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에 올라온 PSG 유니폼 판매글…“응원하고 싶지 않아서”
카메라 앞에 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두루뭉술한 답변만
‘더 이상 응원하고 싶지 않아서 판매합니다.
’
앞서 지난 15일 국내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의 이름과 번호가 마킹된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생제르맹 원정 유니폼 판매글 첫 마디다.
제품 상태나 구매 시기 그리고 보관 상황 등부터 설명하기 마련인데, 판매자의 감정이 먼저 드러났다.
가격도 당근마켓에서 형성된 20만원대 판매가보다도 낮았다.
16일 오후 5시 기준 조회수는 500여건에 판매자와 구매 예정자의 채팅이 진행 중인 점으로 미뤄 어느 정도 관심을 받는 것으로 비쳤다.
이 판매글은 특정 선수뿐만 아니라 대한축구협회(KFA)를 겨냥한 축구팬 분노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도 했다.
64년 만의 우승 기대감을 안고 나섰다가 거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결승 진출 실패라는 성적표야 축구공이 둥그니 백번 이해할 수 있어도,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 사이에서 일어난 사상 초유의 내분과 이를 남 일처럼 바라본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그리고 분란을 언급한 외신 보도를 재빨리 사실로 인정한 축구협회의 행보를 축구팬들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판매글 게시 시점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주재하던 전력강화위원회의에 나오지 않은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감독 경질’을 알렸지만, 자신의 거취에 관해 해석의 여지가 있을 만한 단어는 올리지 않았다.
대표팀 감독 선임 최종 결정자이면서도 ‘1년을 허비했고 시스템이 붕괴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종합적인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 원인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 조금 더 자세히 해서 대책을 세우겠다”는 두루뭉술한 말만 했다.
종합적인 책임이 무엇인지 그 대책이 무엇인지 의미를 추측할 단어가 단 하나도 그의 입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100억원에 가까운 위약금을 클린스만 전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 경질은 한 사람으로만 끝나는 결정이 아니라, 함께 묶인 코칭스태프에 대한 보상도 따르기 때문이다.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이기도 한 정 회장은 위약금 마련 방안 질문에 “변호사와 상의해봐야 한다”며 “금전적 부담이 생긴다면 제가 회장으로서 재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도 마치 해결할 수 있다는 듯 얘기로 들려 도리어 축구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 대목에서 정 회장은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뜬금없이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벤투 감독 선임 때처럼 똑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했고, 벤투 감독도 2순위 후보가 답을 미루거나 거절하고 3순위 후보로 하면서 결정한 것”이라며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도 61명에서 23명으로 (후보가) 좁혀지고, 5명을 우선순위로 해 인터뷰를 거쳐 1·2번 두 명의 2차 면접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오디션에서 최종 승자를 가리듯 후보의 범위를 좁혀 감독으로 결정하는 정상 과정을 거쳤다는 얘기인데, 축구협회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뉘앙스를 축구팬들은 느끼고 있다.
두 사람 선임 과정에 단 하나의 차이도 없었다는 정 회장 설명이지만, 2018년 8월 부임해 4년간 대표팀을 이끌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고 그 과정에서 벤투의 재계약을 바라는 여론이 적지 않았던 점을 비교하면, 이른바 ‘해줘’ 축구와 ‘외유 논란’으로 팬들의 불신을 산 클린스만을 동일 선상에 놓고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벤투 계약기간은 카타르 월드컵까지였고, 클린스만에게는 무려 2년 반의 계약기간이 더 남은 상황이었다.
정 회장의 답변은 ‘연임’에 관한 대목에서 변명으로 들리는 듯도 했다.
내년 1월로 3번째 협회장 임기가 끝나는 대로 4선에 도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 회장은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까지 하도록 한 바 있지만,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이 조항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이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밝혔다.
연임이 없도록 제도를 고치려 했는데 그렇지 못하게 됐으니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던진 선수단 내분에 관해서도 정 회장은 선수단이 짧게는 50여일에서 길게는 70여일 합숙해온 점을 꺼내들고 “50명의 남자선수들만 해서 합숙하고, 120분 경기를 연속으로 했다”고 궁색한 답을 했다.
게다가 “모두가 예민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고 (이는) 팀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며 크게 중요치 않다는 식의 언급도 했다.
신체·정신적으로 힘든 건 대표팀이라면 당연히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데 그로 인해 선수들의 내분이 일어났다는 정 회장 생각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에 더해 정 회장은 ‘국내파’와 ‘국외파’ 등으로 오랫동안 미디어에서 언급된 표현이 선수단 갈라치기에 영향을 줬다는 뉘앙스로 탓했다.
그는 “이런 거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 생각한다”며 “대표팀을 한 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차기 감독에게도 요구되는 덕목일 것이라면서, 정 회장은 “시시비비를 하나하나 따지고, 누가 뭘 어떻게 했는지 마느니를 따지기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한 팀이 되는 방안을 (차기) 감독과 상의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정 회장의 기자회견에서는 ‘돌아선’ 축구팬들의 마음을 어떻게 다시 되돌릴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들을 수 없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2011년부터 5년 가까이 사령탑을 맡았던 미국 축구대표팀 감독에서 2016년에 경질되며 82억원가량의 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축구협회에서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위약금까지 합하면 소위 ‘위약금 재테크’로 벌게 될 돈만 15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계약기간을 채우지 않고 받는 돈이고 선수단 지도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받으니 그야말로 ‘불로소득’이다.
김동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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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앞에 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두루뭉술한 답변만
지난 15일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파리생제르맹 이강인 유니폼 판매글. 당근마켓 캡처 |
‘더 이상 응원하고 싶지 않아서 판매합니다.
’
앞서 지난 15일 국내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의 이름과 번호가 마킹된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생제르맹 원정 유니폼 판매글 첫 마디다.
제품 상태나 구매 시기 그리고 보관 상황 등부터 설명하기 마련인데, 판매자의 감정이 먼저 드러났다.
가격도 당근마켓에서 형성된 20만원대 판매가보다도 낮았다.
16일 오후 5시 기준 조회수는 500여건에 판매자와 구매 예정자의 채팅이 진행 중인 점으로 미뤄 어느 정도 관심을 받는 것으로 비쳤다.
이 판매글은 특정 선수뿐만 아니라 대한축구협회(KFA)를 겨냥한 축구팬 분노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도 했다.
64년 만의 우승 기대감을 안고 나섰다가 거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결승 진출 실패라는 성적표야 축구공이 둥그니 백번 이해할 수 있어도,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 사이에서 일어난 사상 초유의 내분과 이를 남 일처럼 바라본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그리고 분란을 언급한 외신 보도를 재빨리 사실로 인정한 축구협회의 행보를 축구팬들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판매글 게시 시점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주재하던 전력강화위원회의에 나오지 않은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감독 경질’을 알렸지만, 자신의 거취에 관해 해석의 여지가 있을 만한 단어는 올리지 않았다.
대표팀 감독 선임 최종 결정자이면서도 ‘1년을 허비했고 시스템이 붕괴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종합적인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 원인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 조금 더 자세히 해서 대책을 세우겠다”는 두루뭉술한 말만 했다.
종합적인 책임이 무엇인지 그 대책이 무엇인지 의미를 추측할 단어가 단 하나도 그의 입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100억원에 가까운 위약금을 클린스만 전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 경질은 한 사람으로만 끝나는 결정이 아니라, 함께 묶인 코칭스태프에 대한 보상도 따르기 때문이다.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이기도 한 정 회장은 위약금 마련 방안 질문에 “변호사와 상의해봐야 한다”며 “금전적 부담이 생긴다면 제가 회장으로서 재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도 마치 해결할 수 있다는 듯 얘기로 들려 도리어 축구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 대목에서 정 회장은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뜬금없이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벤투 감독 선임 때처럼 똑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했고, 벤투 감독도 2순위 후보가 답을 미루거나 거절하고 3순위 후보로 하면서 결정한 것”이라며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도 61명에서 23명으로 (후보가) 좁혀지고, 5명을 우선순위로 해 인터뷰를 거쳐 1·2번 두 명의 2차 면접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오디션에서 최종 승자를 가리듯 후보의 범위를 좁혀 감독으로 결정하는 정상 과정을 거쳤다는 얘기인데, 축구협회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뉘앙스를 축구팬들은 느끼고 있다.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를 위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두 사람 선임 과정에 단 하나의 차이도 없었다는 정 회장 설명이지만, 2018년 8월 부임해 4년간 대표팀을 이끌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고 그 과정에서 벤투의 재계약을 바라는 여론이 적지 않았던 점을 비교하면, 이른바 ‘해줘’ 축구와 ‘외유 논란’으로 팬들의 불신을 산 클린스만을 동일 선상에 놓고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벤투 계약기간은 카타르 월드컵까지였고, 클린스만에게는 무려 2년 반의 계약기간이 더 남은 상황이었다.
정 회장의 답변은 ‘연임’에 관한 대목에서 변명으로 들리는 듯도 했다.
내년 1월로 3번째 협회장 임기가 끝나는 대로 4선에 도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 회장은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까지 하도록 한 바 있지만,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이 조항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이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밝혔다.
연임이 없도록 제도를 고치려 했는데 그렇지 못하게 됐으니 ‘연임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던진 선수단 내분에 관해서도 정 회장은 선수단이 짧게는 50여일에서 길게는 70여일 합숙해온 점을 꺼내들고 “50명의 남자선수들만 해서 합숙하고, 120분 경기를 연속으로 했다”고 궁색한 답을 했다.
게다가 “모두가 예민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고 (이는) 팀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며 크게 중요치 않다는 식의 언급도 했다.
신체·정신적으로 힘든 건 대표팀이라면 당연히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데 그로 인해 선수들의 내분이 일어났다는 정 회장 생각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에 더해 정 회장은 ‘국내파’와 ‘국외파’ 등으로 오랫동안 미디어에서 언급된 표현이 선수단 갈라치기에 영향을 줬다는 뉘앙스로 탓했다.
그는 “이런 거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 생각한다”며 “대표팀을 한 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차기 감독에게도 요구되는 덕목일 것이라면서, 정 회장은 “시시비비를 하나하나 따지고, 누가 뭘 어떻게 했는지 마느니를 따지기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한 팀이 되는 방안을 (차기) 감독과 상의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정 회장의 기자회견에서는 ‘돌아선’ 축구팬들의 마음을 어떻게 다시 되돌릴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들을 수 없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2011년부터 5년 가까이 사령탑을 맡았던 미국 축구대표팀 감독에서 2016년에 경질되며 82억원가량의 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축구협회에서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위약금까지 합하면 소위 ‘위약금 재테크’로 벌게 될 돈만 15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계약기간을 채우지 않고 받는 돈이고 선수단 지도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받으니 그야말로 ‘불로소득’이다.
김동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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