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스프링캠프에는 최형우가 한 명이 아니다?[SS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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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캔버라(호주)=장강훈 기자] KIA 스프링캠프가 이어지고 있는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 오전 8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부터 분주하다.
할일 많은 포수를 비롯해 수비 보강이 필요한 선수들이 얼리워크로 하루를 연다.
오후 두세 시까지 이어지는 훈련을 따라가다보면 최선참 최형우(41)가 자주(?) 보인다.
이른바 ‘본진’이 외야에서 워밍업 중일 때 배팅케이지에서 최형우가 타격훈련을 하고 있고, 1루쪽에서 또다른 최형우가 가쁜숨을 몰아쉬며 포구 훈련 중이다.
워밍업 마무리 단계인 러닝 때도 최형우가 제일 마지막 순번에서 달리고 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그라운드로 내려가 ‘최형우들’을 살펴보니 포수 한준수와 1루수 전향을 준비 중인 이우성이다.
한준수는 최형우와 타격폼이 거의 비슷하다.
배팅 케이지는 그물망이 있는데다 하체쪽은 불투명 소재로 제작돼 관중석 상단에서 보면 어깨 정도까지만 보인다.
언뜻보면 최형우가 타격하는 것처럼 보인다.
최형우는 “(한)준수는 나처럼 친지 꽤 됐다”며 웃었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타이밍을 잡는 방법이 조금 다른데, 힘도 있고 열정도 있다.
힘을 쓰는 방법만 익히면, 좋은 타자가 될 것”이라며 웃었다.
1루수 훈련 중인 이우성은 걷는 폼이나 말투가 비슷하다.
체형도 비슷해 멀리서보면 구분하기 어려운 정도. 이우성은 “(최)형우형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백업 생활을 오래하다보니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늘 불안감이 있어서 땡볕에도 40~50개씩 있는 힘껏 타격하는 게 일상이었을 정도”라며 “2022년을 준비할 때 일부러 훈련 대신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루틴을 바꿨다”고 말했다.
매일 일찍 출근해 실내훈련장에서 가볍게 타격훈련한 뒤 휴식을 취하다가 팀 훈련을 시작하는 것으로 바꿨다.
그는 “불안감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일부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밝은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했다.
훈련만큼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뒤 그대로 했더니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마음 졸인다고 야구가 잘 될 것같으면 다 잘하지 않겠느냐”는 최형우의 ‘긍정마인드’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우성은 “형우형의 마인드를 닮고 싶어서 대화를 진짜 많이 한다”며 웃었다.
후배들이 자신의 영향을 받은 것에 최형우는 “40대가 넘어가니 별 감흥이 없다”며 웃었다.
그는 “30대 중반까지는 누가 나를 존경한다거나 닮고 싶다고 말하면 으쓱한 기분도 들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저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응원만 한다”고 말했다.
“나는 은퇴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지만, 후배들은 더 오래 야구하지 않느냐. 따라해서 잘되면, 서로 좋은 것 아니겠나”라며 웃은 최형우는 “은퇴하기 전에 우승 한 번 더하고 싶다.
분위기도 좋고,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한다.
개인성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팀만 생각하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 분위기가 좋다’고 평가받는 KIA는 베테랑들이 전면에서 끌어준 덕분이다.
그 중심에 최형우가 있다.
수많은 최형우의 등장. 타이거즈의 미래도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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