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춤추게 하는 오기상의 밀당 리더십, OK금융그룹 상승세 이끈 결정적 모멘텀[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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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 기자] “다른 팀 외국인 선수가 더 머리가 좋다.
”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은 지난해 11월23일 대한항공과의 V리그 경기에서 패배한 후 외국인 선수 레오의 플레이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레오가 자신의 기대, 혹은 주문에 걸맞은 플레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심지어 12월21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는 레오가 1~2세트에 부진해지자 3세트에는 아예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OK금융그룹은 3라운드 전패를 당하며 크게 흔들렸는데, 오기노 감독은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레오를 지목한 셈이다.
V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아무리 부진해도 직접적으로 ‘저격’을 하거나 세트 시작부터 빼는 결정은 아무리 감독이라도 하기 쉽지 않다.
심지어 레오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단순한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V리그를 무려 6시즌째 보내는 경험 많은 에이스다.
자칫 팀 전체를 흔들 여지가 있는 발언, 판단이었지만 오기노 감독의 구상은 적중했다.
레오는 4라운드 들어 ‘각성’한 듯 압도적인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3라운드 6경기에서 106득점에 그쳤던 레오는 4라운드에 201득점으로 거의 두 배 정도 기록했다.
라운드 공격성공률도 62.02%로 1위였다.
레오는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도 맹활약했다.
무려 74.07%의 공격성공률로 40득점을 기록했다.
레오의 활약을 앞세운 OK금융그룹은 세트스코어 3-1 승리했고, 적지에서 소중한 승점 3을 획득했다.
43점에 도달한 OK금융그룹은 삼성화재와 한국전력(이상 40점)을 따돌리고 3위에 올랐다.
경기 후 오기노 감독은 레오를 칭찬했다.
그는 “사실 레오와 같은 타입의 외국인 선수는 다양한 의미에서 처음 본다.
팀에 영향력이 큰 선수다.
그래서 조금 더 엄격하게 이야기했다.
이렇게 지도하며 국내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생기고 스트레스도 줄어든 것 같다.
감독을 떠나 사람 대 사람으로 대화하고 있다.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라며 시행착오를 통해 레오가 자신의 배구에 녹아들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레오는 지금 배구를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 이야기를 해준 것은 좋은 판단이었다.
나는 팀을 우선시해야 한다.
케미를 해치면 누구든 빼야 한다.
하지만 레오는 본인이 잘해주고 있다.
덕분에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라고 덧붙였다.
레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그땐 초반이라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였다고 말할 수 있다.
본인만의 표현 방식은 자유다.
나는 개의치 않았다.
상처받지도 않았다.
오기상은 한국에 처음 왔지만 본인의 철학과 시각이 있다.
나와는 다를 수 있다.
서로 알아가면서 맞춰가는 시간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스럽게 지나간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오기노 감독과 같은 맥락으로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오기노 감독이 회초리만 드는 것은 아니다.
레오는 “범실을 적게 한 경기에서 오기상이 진심으로 축하해준 적이 있다.
감명받았다.
유대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알아가고 이해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칭찬도 더 해준다”라던 오기노 감독의 말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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