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미운오리, 백조가 되다… 한국 8강 이끈 ‘조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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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사우디전 연장 끝 1-1 비겨
승부차기 4-2 승리 ‘기적 드라마’
조별리그 부진 탓 비난받던 2인
벼랑 끝 팀 구한 ‘구세주’ 떠올라
클린스만호, 3일 호주 상대 8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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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축구 선수는 때로는 비판을 넘어 과한 비난의 대상이 된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나락으로 빠지는 선수가 있다.
하지만 이를 자극제 삼아 보기 좋게 극복하면서 영웅으로 떠오르는 이도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침묵한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과 말레이시아와의 3차전에서 3골을 내준 골키퍼 조현우(울산)도 수많은 손가락질을 받았다.
특히 조규성은 “헤어밴드나 빼라” 등의 조롱 섞인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도 이들은 마냥 주눅 들지만은 않았다.
골대를 향해 달리고, 공을 막기 위해 몸을 던졌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조규성과 조현우의 맹활약 덕에 탈락 위기에서 구사일생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회 16강전에서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2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조규성은 경기 종료 직전 패배에 몰린 팀을 구하는 동점골을 터트렸고, 조현우는 승부차기 선방쇼로 승리를 가져왔다.
이로써 한국은 1996년 대회부터 8회 연속으로 아시안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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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조별리그 부진으로 나온 ‘무(無)전술’ 논란을 의식한 듯 부임 이후 처음으로 스리백 선발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양 팀은 전반에 전력을 탐색하듯 공세를 펼쳤다.
다만 한국 중원을 책임진 황인범과 이재성은 사우디 3명의 미드필더에게 수적 싸움에서 밀려 고전하는 모습을 노출했고,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불안하게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1분 만에 후반 교체 투입된 사우디 공격수 압둘라 라디프에게 골을 내주며 0-1로 밀렸다.
사우디의 지휘봉을 잡은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묘수가 적중한 순간이었다.

수세에 몰린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9분 정우영 대신 황희찬(울버햄프턴)을, 후반 19분 정승현(울산),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을 빼고 박용우(알아인), 조규성을 투입했다.
다시 포백으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이날 스리백 전술은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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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머리로 천금같은 동점골 한국 축구대표팀 조규성(왼쪽)이 31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헤더 동점골을 넣고 있다.
알라이얀=연합뉴스
후반 막판 한국은 동점골을 위해 사우디 진영에서 거세게 몰아쳤다.
10분의 추가 시간이 부여된 가운데, 후반 48분 이강인의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의 헤더가 크로스바에 맞아 아쉬움을 삼켰다.

패색이 짙은 순간, 반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한국은 결국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54분 조규성의 극적인 헤더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태환이 긴 크로스를 올렸고, 왼쪽에서 설영우가 넘겨준 헤더 패스를 조규성이 머리로 받아 사우디의 골망을 흔들었다.
조별리그 3경기 최악의 골 결정력으로 무득점에 그치던 조규성의 이번 대회 첫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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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승부차기서 신들린 선방쇼 한국 축구대표팀 골키퍼 조현우가 31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 슛을 막아내고 있다.
알라이얀=로이터연합뉴스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이번엔 ‘빛현우’ 조현우가 또 다른 영웅으로 등극했다.
한국 키커들이 모두 득점에 성공하는 가운데, 조현우는 사우디의 3번째 키커 사미 알나즈이와 4번째 키커 압두르라흐만 가리브의 왼쪽 골대로 향하는 슈팅을 잇달아 막아 한국에 8강행 티켓을 안겼다.
만치니 사우디 감독은 한국의 마지막 키커 황희찬이 공을 차기도 전에 라커룸으로 들어가면서 패배를 일찌감치 인정했다.

이제 클린스만호는 3일 0시30분 호주와 4강행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호주는 지난 28일 인도네시아를 4-0으로 꺾고 8강에 선착했다.
장한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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