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잃고 표류하는 KIA… 발등에 떨어진 ‘차기 감독’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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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의 모습.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충격에 휩싸인 채, 부족한 선택지를 뒤져야 할 판이다.
프로야구 KIA는 김종국 감독과 계약을 해지한 이튿날인 30일 스프링캠프지 호주 캔버라로 출국했다.
김 전 감독은 구단의 커피 후원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
이에 구단은 “김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손상 행위라고 판단해 계약 해지 결정을 내렸다”며 곧바로 차기 감독 물색에 들어갔다.
어수선한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
시즌 개막까지는 2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코칭스태프, 선수단은 이미 캠프지에서 새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혼돈을 헤쳐나갈 ‘소방수’가 절실해졌다.
과거 KIA 사령탑 시절 선동열 감독의 모습.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KIA 선수로 활약하던 이종범 코치의 모습.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야인(野人)
녹록지 않다.
개인 비리로 경질된 감독의 후임 자리는 누구에게나 부담스럽다.
후보군을 짜는 것부터 쉽지 않은 시기다.
현장을 누비는 많은 얼굴들이 이미 각 구단 주요 보직에 배치돼 캠프지로 떠났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면담조차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때다.
그라운드를 떠나 있는 인사들이 거론되는 까닭이다.
‘타이거즈 영구결번’ 선동열 전 감독이 물망에 오른다.
‘국보 투수’로 전설적인 현역 시절을 보낸 그는 지도자로도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삼성에서 첫 감독직을 맡아 2연속(2005∼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KIA를 이끌었던 경험도 이미 가졌고, 국가대표 감독 및 코치로도 숱한 세월을 보냈다.
검증이 완료된 후보다.
이종범 전 코치도 ‘타이거즈’하면 빼놓을 수 없다.
선 전 감독과 함께 유이한 KIA 영구결번 선수인 그는 한화, LG를 거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지난 시즌 1군 주루코치로 29년 만의 LG 통합 우승을 함께 했다.
올 시즌은 자리를 내려놓고 미국 연수를 계획하고 있지만, 위기에 빠진 친정팀의 수장 자리라면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이외에도 2020년 NC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룩한 이동욱 전 감독, 2022년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의 주인공 김원형 전 감독도 구단과 깊은 연은 없지만 커리어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외부 인사로서 냉철하게 분위기 수습에 나서는 모습을 기대할 수도 있다.
KIA 진갑용 수석코치(오른쪽)가 김태군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내부승격
새로운 인사 선임은 매력적이지만 감당해야 할 부분이 있다.
신임 사령탑을 들이면 그에 맞는 코칭스태프 인선을 거쳐야 한다.
흔히 ‘사단’으로 불리는 보좌진들이 무더기로 소속을 옮기곤 한다.
하지만 시기를 고려해볼 때 코치 대이동은 쉽지 않다.
현 체제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내부승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대행 역할을 맡은 진갑용 수석코치가 유력한 후보다.
2020시즌 배터리코치를 시작으로 KIA에서만 벌써 5년 차 시즌을 맞는 만큼, 선수단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022시즌부터 수석코치를 맡아왔기에 코치진들과의 원활한 소통에도 문제가 없다.
변화가 불러올 리스크가 부담스럽다면, 진 수석코치의 승격이 가장 구미가 당긴다.
KIA의 선택만이 남았다.
어느 길이든 고난이 예고됐지만, 최선의 대처가 필요한 때다.
심재학 KIA 단장은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하는 것은 맞지만, 신중을 기해 결정 내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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