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석 이어 김종국도 불명예 퇴진, KIA 인사검증 시스템 부재 KBO리그의 또다른 민낯[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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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쑥대밭이다.
직무정지 처분 26시간여 만에 계약해지다.
명백한 잘못이라는 의미다.

KIA가 29일 오후 김종국 감독과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전날 오후 4시께 금품수수와 관련한 일로 직무정지한다고 밝힌지 하루 만이다.

구단도 당황했다.
김 전 감독이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거래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에 조사받은 내용을 뒤늦게 확인했다.
제보로 인지했다는 말도 있고, 검찰이 김 전 감독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을 확인한 뒤 직무정지로 일단 급한 불을 끈 것이라는 소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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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감독의 직무정지 소식이 날아든지 두 시간 여 만에 장 전 감독의 사건을 조사하던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수사부(부장검사 이일규)가 수사 중이라는 얘기가 들렸다.
검찰이 장 전 감독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얻은 자료에서 김 전 감독에게로 돈이 흘러간 정황을 확인했고, 김 전 감독은 소환조사에서 일부 시인했다는 얘기도 들렸다.

해당 사실을 확인한 검찰쪽 관계자는 “선수와 관련한 이슈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구단 후원사 등을 통해 금품이 오간 정황을 발견했고,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이 나눠가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모했을 가능성은 현재(28일)로서는 알 수 없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김 전 감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곧 영장실질심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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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까지도 구단은 구체적인 혐의사실이나 수사 진행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
구단 핵심 관계자는 “구단이 검찰 수사 과정을 들여다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신중하게, 그러나 신속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억울함을 드러냈다.
“후원기업 유치 등은 투명한 과정을 거친다.
구단이 개입해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변했다.
개인의 일탈 혹은 친분으로 금품을 받았을 수는 있지만, 공식적인 루트로 금품을 수수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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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감독의 지인들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장정석 전 단장은 히어로즈 시절부터 비용을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돈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히어로즈에서도 강도높은 세무감사로 증거를 찾으려고 했지만, 찾아내지 못했다.
그런데 김종국 감독은 이런 노하우가 없다.
금품을 수수할 만큼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의도를 떠나 ‘배임수재’라는 혐의가 드러났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실만으로도 김 전 감독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다.
스포츠 스타에게 요구하는 도덕관념은 성자(聖者)에 준하므로,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도덕적으로 타락한 사람으로 전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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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정지 하루 만에 일탈행위의 구체적 정황이 언론에 공개됐으니, 이번 사건은 구단의 말대로 “이제 시작”일 수도 있다.
배임수재 혐의는 수사과정이 지난하기 마련이다.
긴 시간 구단을 향한 비난이 이어진다는 의미다.
현장 사령탑의 도덕적 일탈은 구단 자체 이미지에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
뿐만아니라 그림자가 돼 떨어지지 않는다.
구단 역시 “검찰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손상행위’로 판단해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KIA 구단이 가장 큰 배신감을 느꼈겠지만, 돌이켜보면 인사검증 시스템의 난맥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KBO리그 구단들이 ‘빛좋은 개살구’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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