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과 동일한 라인업...클린스만 감독의 ‘고집’, 똑같은 수비 문제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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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요르단과 무승부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참사 위기를 겨우 넘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0일 카타르 도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우승 후보의 모습이 아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87위인 요르단을 압도하지 못했다.
토너먼트를 준비해야 하는 한국은 약점을 크게 보여줬다.
◆ 동일한 라인업 세운 ‘고집’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5일 바레인전과 같은 선발 명단을 내세웠다.
훈련 도중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이탈한 골키퍼 김승규를 대신해 조현우가 빈자리를 채웠을 뿐이다.
필드 플레이어 10명을 그대로 나섰는데 똑같은 문제가 그대로 나타났다.
김민재를 제외한 수비진은 너무나 불안했다.
중동 특유의 거친 몸싸움을 앞세운 요르단에 밀렸다.
정승현과 설영우는 상대의 압박에 밀려 나와 실수를 연발했다.
바레인전에서 부진했던 이기제는 경기 초반 반등하는 듯했으나 이내 아쉬움이 터져 나왔다.
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수비진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던 박용우도 잦은 패스 미스를 범했다.
빌드업 과정에서 실수가 나왔고 중원 싸움에서 밀렸다.
실점 장면에서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뒷공간을 파고든 상대를 놓친 박용우가 자책골을 기록했다.
자책골은 불운했으나 수비 집중력은 떨어졌다.
이어 정승현이 자신의 몸을 맞고 튄 공에 대한 집중력을 순간적으로 잃어 추가 골까지 내줬다.
바레인전처럼 순간적으로 수비진의 균형이 무너져 슈팅을 아무도 막지 못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김민재는 고군분투했다.
요르단의 역습을 일대일 상황에서 완벽하게 막아섰다.
하지만 김민재의 개인 기량에 의존한 플레이일 뿐 조직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
클린스만호는 아시안컵 전까지 A매치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비교적 안정감을 찾았다.
하지만 정작 본 무대에서 두 경기 연속 실점하며 크게 흔들렸다.
우승을 바라보는 한국에 수비 안정은 필수 요소다.
예선 두 경기에서 같은 라인업을 고집한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은 실패로 돌아갔다.
(왼쪽부터)축구 대표팀 김민재, 조현우, 박용우가 실점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두 경기에서 클린스만호의 문제는 뚜렷했다.
수비에 중요한 자원들이 크게 흔들렸다.
김민재만 세계 최고 수비수다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박용우와 이기제를 교체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설영우가 왼쪽으로 이동하고 김태환이 오른쪽 측면 수비를 맡았는데 이후 경기가 풀렸다.
김태환은 후반 추가 시간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천금 같은 동점 골에 발판을 마련했다.
1, 2차전 같은 라인업을 활용해 동일한 문제를 드러냈다.
개인 기량에 의존한 공격도 문제였지만 빌드업에서 너무 많은 실수가 쏟아졌다.
요르단의 압박에 계속 밀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수비가 불안정하면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룰 수 없다.
두 경기에서 활용된 수비 자원들의 한계는 분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플랜 A에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오래 했지만 선수마다 컨디션과 리듬을 찾는 것은 각기 다르다.
대회를 치르다 보면 놀라운 활약을 펼칠 수도 있다”고 감쌌다.
하지만 믿음으로 무장하기엔 너무나 불안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최정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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