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오승환 잔류’로 완성된 삼성표 ‘단장의 시간’… “싸울 힘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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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이제 대구에 봄이 올 일만 남았다.

프로야구 삼성이 이번 스토브리그 가장 중요했던 과제를 풀어냈다.
16일 “오승환과 계약 기간 2년, 총액 22억원(계약금 10억원·연봉 12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고 전하며 ‘프랜차이즈 스타’의 잔류를 선언했다.

◆‘종신 삼성’ 오승환

삼성 팬 모두가 기다린 소식이다.
2005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오승환은 2013시즌까지 삼성 뒷문을 굳게 잠갔다.
이후 일본, 미국 야구를 경험하며 한국 대표 클로저로도 이름을 날렸다.
금의환향한 2020시즌에도 변함없이 푸른 유니폼을 입은 그는 여전히 ‘리그 대표 마무리’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끝내고 생애 두 번째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었지만, 삼성을 상징하는 선수인 만큼 잔류를 최우선에 두고 협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계약기간, 옵션 등에서 의견차를 좁히느라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스프링캠프를 2주 남짓 남겨두고 드디어 타협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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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삼성과의 FA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큰 산 넘었다.
오승환은 당연히 삼성 선수기 때문에 잔류는 사실상 정해져 있던 사실”이라고 힘줘 말하는 삼성 이종열 단장의 목소리도 한껏 밝아졌다.
이어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오승환도 (국내) 첫 FA다 보니 본인의 생각을 분명 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구단도 샐러리 캡이라는 큰 벽이 있어 조율하느라 조금 길어졌다”고 협상을 돌아봤다.

선수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둥, 구단이 제대로 된 대우를 하지 않는다는 둥 억측이 쏟아지다 보니 모두가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 단장은 “결과를 보면 아시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이제 다들 저와 선수 측 심정을 다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털털하게 웃었다.
이어 “이게 또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짚었다.

◆‘말하는 대로’

이 단장에게도 더없이 중요한 겨울이었다.
한때 왕조를 건설했던 삼성이 하위권에 처진 암흑기를 씻어내야 하는 중책을 안고 ‘소방수’로 단장직에 올랐다.
어느 때보다 완벽한 스토브리그가 필요했다.

흠잡을 데 없었다.
무너진 불펜 재건의 기틀을 완벽히 마련했다.
FA 시장에서 김재윤이라는 굳건한 불펜과 베테랑 임창민을 품었다.
‘집토끼’ 김대우와 오승환을 모두 잡았고, 부활한 2차드래프트에서는 최성훈, 양훈을 얻었다.
무적 신분이던 이민호에게도 기회를 준다.
다음 시즌 삼성 불펜은 그야말로 ‘환골탈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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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종열 단장이 단장 취임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이 단장은 “삼성 올 때부터 제1과제로 설정했던 불펜 강화다.
어려운 과정이 있었지만 좋은 선수들이 우리 팀으로 오게 돼 너무 좋다.
이제는 충분히 싸울 힘이 생겼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지난해 38번의 역전패(리그 1위)가 반 이상은 줄지 않겠나”라는 밝은 전망도 내놨다.

불펜진의 구체적인 교통 정리는 이제 코칭스태프의 몫으로 넘어간다.
“제 역할은 좋은 선수들을 팀으로 모셔 오는 거다.
이제는 감독님의 몫이 될 것”이라며 웃은 그는 “박진만 감독님과 통화도 했다.
선의의 경쟁이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팀의 밝은 미래를 꿈꿨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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