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의 ‘25번’ 짊어진 ‘국대 포수’ 김형준… “좋은 번호 받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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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형준이 더그아웃에서 밝게 미소짓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존경하는 선배의 ‘25번’을 단다.

프로야구 NC의 김형준은 야구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2023년을 보냈다.
박경완, 강민호, 양의지를 이어 ‘국가대표 포수’ 계보에 올라갈 신성으로 떠올라 관심을 끌어모았다.
본격적으로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킨 그는 새로운 시즌, 더 힘찬 도약을 꿈꾼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NC 지명을 받았다.
데뷔를 알린 2018시즌부터 60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끼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2019시즌부터 합류한 ‘거목’ 양의지, 경찰청 야구단서 군 복무를 끝낸 김태군의 존재로 서서히 자리가 줄었다.
결국 2020시즌을 끝으로 상무 야구단으로 향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연일 호성적을 내며 창창한 미래를 꿈꿨다.
그때 지긋지긋한 부상 악령이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전역을 약 20일 앞두고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르는 악몽이 시작이었다.
긴 재활 끝에 복귀를 목전에 둔 지난해 5월에는 연습 도중 공을 잘못 밟아 오른쪽 발목 인대가 손상되는 불운까지 겹쳤다.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머릿속이 백지였다.
아무 생각도, 기분도 들지 않았다”고 당시를 돌아본 그는 “그래도 액땜 다 했다고 생각한다.
그때만큼 다칠 수 있을까 싶다”고 웃었다.
이어 “다치지 않아야 한다.
올해는 부상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1군) 완주하는 게 목표”라며 마음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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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이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스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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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김형준이 금메달을 확정 짓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겨냈기 때문에 미소 지을 여유가 생겼다.
역경을 버티고 기어코 돌아와 양의지가 빠진 주전 포수 자리를 따냈다.
세대교체를 천명한 야구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등을 치르며 차기 ‘국대 안방마님’ 타이틀도 얻었다.

기분 좋은 우연도 그를 반긴다.
올해부터 양의지가 쓰던 백넘버 25번을 단다.
그는 “포수라 ‘2’가 들어가는 번호를 하고 싶었다.
마침 25번 쓰던 (김)성욱이 형이 바꾸면서 자리가 비었다.
좋은 번호를 받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마침 양의지와 비시즌 함께 운동도 하는 중이다.
그는 “의도치 않게 같은 센터, 같은 시간대가 겹쳤다.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
몸 관리 요령이나 내 문제점 등에 대해 조언도 많이 듣는다”고 설명했다.
대선배의 가르침대로 달라진 시즌을 만들겠다는 일념뿐이다.

곧 다가올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그는 “2020년에 가고 처음 가는 거라 어색할 것 같기도 하다.
날씨만 좋았으면 좋겠다”며 “많은 관심 속에 새 시즌을 맞게 됐는데, 원래 부담 갖는 성격은 아니다.
기대에 충족하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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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왼쪽)이 지난 2020년 NC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훈련 도중 양의지(오른쪽)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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