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우승 적기”…골든글러브 2위 유격수, 독(毒) 품었다 [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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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커리어하이’를 썼지만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잔인하리 만큼 냉정했다.
KIA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29)가 2023시즌을 발판 삼아 더 큰 꿈을 그린다.
바로 ‘우승’이다.
박찬호는 현재 팀 선후배들과 함께 제주도로 향해 기술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10일 스포츠서울과 전화 인터뷰에서 “(10일 현재) 이틀째 훈련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제주도 날씨가 좋아서 훈련 효율이 좋다”고 했다.
매니저는 따로 없다.
프로밥을 먹을 만큼 먹은 선수들이라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며 자율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23시즌 박찬호는 타율 0.301(452타수 13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734, 30도루, 3홈런을 기록했다.
후반기 활약이 어마무시했는데, 타율 0.349(192타수 67안타)로 이 기간 팀 내 타율 1위였다.
그러다가 한창 순위싸움을 하던 후반기 막판, 왼쪽 손목 골절상으로 시즌아웃됐다.
사실상 KIA의 가을야구 희망이 꺼진 순간이었다.
박찬호는 2023시즌 부상을 돌아보며 “늘 안 다칠 자신이 있었는데, 부상을 계기로 좀 불안하더라. 아쉽기도 하고, 또 다칠까봐 겁도 생긴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몸 사리지 않는 플레이는 여전하다.
“겁은 나지만, 내 성격상 부상 위험으로 몸을 사리면서 하는 플레이는 절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는 수비 아니었으면 진작에 방출됐을 선수다.
”
어느덧 한국나이로 30살, 20살에 프로에 입단했으니 꼬박 10년을 채웠다.
KIA타이거즈라는 최고 인기 구단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신인 때 그렸던 자신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며 냉정하게 평했다.
박찬호는 “물론 해를 거듭할수록 수비력이 성숙해지는 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갖고 있던 수비 실력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방출됐을 것”이라고 했다.
수비만 잘하던 박찬호가 올해 타격 지표에서도 생애 첫 3할 타율을 올리며 ‘공수겸장’으로 우뚝섰다.
그 결과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에서 34표차 2위를 기록했다.
아쉬운 2위였지만, 스스로는 “타율 빼고는 오지환(LG) 선배보다 나은 지표가 하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빈손으로 시즌을 마감하진 않았다.
KBO리그 최초로 신설된 ‘수비상’을 오지환과 공동수상했다.
그렇다면 올해 목표는 골든글러브 수상일까.
“2024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고 말한 박찬호는 “오로지 팀 우승만 꿈꾼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부에서도, 선수단 내부에서도 KIA 전력이라면 올해가 우승 적기인 것 같다는 시선이 많다.
다 떠나서 우승은 꼭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선수 입에서 ‘우승’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시즌이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그만큼 간절하다는 말이다.
KIA 선수단은 실제로 최형우 김선빈 등과 재계약하며 베테랑을 잔류시켰다.
신임 주장 나성범과 양현종이 건재하고, 박찬호를 비롯해 김도영 이의리 최지민 정해영 등 젊은 피도 한창 물오른 폼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KIA가 지난 7일 영입한 1선발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는 미국 메이저리그(ML) 풀타임 선발 이력이 있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외부에서든 내부에서든 ‘우승’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법한 선수단 구성이다.
KIA가 2017년 통산 11번째 우승을 차지할 때, 박찬호는 없었다.
군 복무 중이었다.
7년 만에 다시 우승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박찬호는 1군 선수단 핵심이다.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되는 시즌에 맞춰 제주도에서 훈련에 한창인 박찬호는 묵묵히 공을 쳐내며 ‘우승’이라는 원대한 꿈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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