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남은’ 오타니 8970억 지급유예, 다음 CBA ‘안건’으로 떠오르나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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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시간이 조금 흘렀는데 뭔가 불씨가 남은 모양새다.
오타니 쇼헤이(30)가 메이저리그(ML) LA 다저스와 맺은 계약 때문이다.
‘지급유예(디퍼)’가 문제다.

지난달 오타니는 다저스와 역사적인 계약을 맺었다.
무려 10년 7억 달러(약 9240억원)짜리 계약이 터졌다.
메이저리그(ML) 역대 1위 마이크 트라웃의 12년 4억2650만 달러(약 5630억원)를 아득히 뛰어넘었다.

더 놀라운 사실도 나왔다.
지급유예가 붙었다.
여기까지는 이상하지 않다.
거액 계약에서 일부 금액을 추후 지급하는 형태로 계약하는 일은 적잖이 나온다.

‘규모’가 놀라웠다.
무려 6억8000만 달러(약 8977억원)에 달했다.
다저스에서 뛰는 10년간 받는 금액은 고작 2000만 달러(약 264억원)다.
연봉 200만 달러(약 26억원)짜리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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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받지 않고, 훗날 받으면 그만큼 액면가는 같아도 실제 가치는 그만큼 떨어지기 마련이다.
손해라는 의미다.
오타니 스스로 이런 계약을 원했다.
샐러리캡 때문이다.

7억 달러 계약이지만, 지급유예로 인해 실제 책정된 금액은 4억6000만 달러(약 6073억원) 수준이다.
이 금액으로 샐리리캡에 잡힌다.
연평균 7000만 달러(약 924억원)에서 4600만 달러(약 607억원)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그만큼 다저스에 여유가 생겼다.
이 여유를 살려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데려올 수 있었다.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291억원)를 안겼다.
타일러 글래스노우와 5년 1억3650만 달러(약 1800억원) 연장계약을 체결했고, 거포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 1년 2350만 달러(약 310억원)에 영입했다.

선수가 자발적으로 양보했다.
이를 통해 전력도 강화했다.
아름다운 그림이 나왔다.
문제는 모두가 행복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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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인 2034년이 되면 오타니의 나이 40살이다.
은퇴 가능성이 높다.
이후 미국에 거주하지 않고, 일본으로 돌아가도 된다.
그러면 6억8000만 달러에 대한 세금을 미국에 내지 않아도 된다.

미국에 있어도 거주지를 텍사스주 혹은 플로리다주로 정하면 세금 절약이 가능하다.
연방세(37%)는 어쩔 수 없지만, 주세가 없는 지역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주세가 13.3%에 달한다.
연방세를 더하면 절반이 세금이다.

이렇게 되자 캘리포니아주가 ‘발끈’했다.
10일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감사관이 주 의회에 세법 변경을 요청했다.
“세금 제도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팀과 계약했는데, 세금은 애먼 곳으로 낸다는 논리다.
‘국부가 유출된다’는 식으로 비화하면 판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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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지급유예는 예전부터 있었다.
노사협정(CBA)을 어긴 것은 아니다.
‘꼼수’라는 지적은 피하지 못했다.
잘못한 것은 없는데 옳은 일은 또 아니라 했다.

오타니 계약이 ‘특이한 경우’에 가깝다.
대신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
7억 달러의 벽을 허물었다.
97% 지급유예라는 최초 사례도 나왔다.
역대 1호가 나오면 2호부터는 상대적으로 손쉽게 나오는 법이다.

이후 다른 구단들이 같은 방법을 쓸 수도 있다.
어차피 나중에 다 부담해야 한다.
당장 전력을 강화하고, 우승까지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다시 논란이 일어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세무 당국까지 나선 상황. 손을 댈 가능성도 있다.
현행 CBA는 2026년까지다.
다음 노사 협상에서 논의 대상이 된다면, ‘지급유예는 계약 총액의 몇 %로 제한한다’는 형태로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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