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탯 떨어질 것” 선수들이 바라본 ‘로봇심판·피치클록’… 자나깨나 ‘투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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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투수 스탯이 안 좋아질 것이라 본다.


2024시즌 KBO리그는 ‘대격변’을 앞두고 있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과 피치 클록이 도입된다.
완전히 ‘새로운 야구’가 팬들을 찾아온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로봇 심판’ ABS의 도입으로 판정의 일관성, 정교성을 확보해 공정한 경기를 목표로 한다.
투수의 투구 시간, 타자의 타격 준비 시간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피치클록은 오랜 과제인 ‘스피드업’의 맞춤 해결책이다.

흠 잡을 데 없는 취지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있다.
불완전한 시스템이 야기하는 혼동, 심판진은 물론 선수들의 미숙한 적응으로 전에 없던 혼란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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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통계 전문 업체 스포츠투아이 관계자가 투구 궤적 추적 시스템(PTS, pitch tracking system)을 이용해 고교야구 대회 투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가올 스프링캠프부터 본격적으로 변화를 피부로 느낄 선수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8일 열린 NC 신년회에서도 이는 단연 화두였다.

초점은 투수들에게 맞춰졌다.
공을 직접 받을 포수들도 걱정이 크다.
김형준은 “로봇 심판은 공평한 판정이 이뤄질테니 적응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걱정은 피치클록이다.
투수마다 원래 템포가 있는데, 그걸 정해진 시간 내에 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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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포수 박세혁이 투수 이준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베테랑 박세혁은 ABS에 대해 “속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계가 모든 걸 판단하게 된다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경험하며 맞춰가야 할 부분”이라며 “다만 프레이밍은 똑같이 필요하다.
투수가 던질 때 느낌이 있는 법인데 로봇 심판이라고 달라지면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다.
똑같이 잡아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마무리 투수 이용찬은 “야구는 원래 투수가 좀 더 유리해야 하는 종목인데 점점 불리해지는 느낌”이라며 “많이 힘들어 질 것이다.
(리그 투수의) 모든 스탯이 안 좋아지리라 본다.
타자, 주자들이 훨씬 유리해질 것”이라고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잘못된 판정이 타자, 투수에 모두 영향을 주는 건 맞다.
하지만 투수들이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
공 하나로 끝날 게 2∼3명 타자까지 늘어날 수도 있는 법 아닌가. 그런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며 걱정을 털어놨다.

타자들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주장’ 손아섭은 “준비 루틴이 긴 선수들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걸 줄이면 심리적으로 불안한 게 있는 법”이라 설명했다.
어쨌든 이겨내야 한다.
그는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그런 점도 선수들의 몫이다.
10개 팀, 모든 선수가 같은 조건이지 않나. 빨리 적응하고 준비 잘하는 팀이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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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앞두고 사진촬영하고 있는 이용찬. 사진=허행운 기자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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