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경기장 공동 사용’ 풍문 수원삼성·FC 팬들 모두 “무슨 소리”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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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명가’ 수원삼성 강등의 여진
최순호 수원FC 단장 “배려를…” 발언 불씨
수원삼성 “제안도 논의한 적도 없다” 일축
2024년 수원월드컵경기장 잔디 보수 예고
수원FC 홈 종합경기장 공유에는 말 아껴
해외 축구에선 ‘한 지붕 두 가족’ 흔한 사례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주인은 수원 삼성 블루윙즈다.


“수원FC 팬들도 수원종합운동장을 떠나지 않겠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구단 역사상 최초 2부 리그 강등으로 발끈한 팬들이 때아닌 ‘수원월드컵경기장 공동 사용’ 풍문에 연초부터 뿔이 났다.
같은 연고지인 수원FC 팬들도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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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 소개 영상의 한 장면.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제공
◆‘경기장 공동 사용’ 최순호 발언 보도에… 팬들 발끈

수원월드컵경기장 공동 사용에 관해 ‘한지붕 두가족’이라 표현한 최순호 수원FC 단장의 발언 보도가 발단이었다.
1995년 창단한 큰형인 수원 삼성이 ‘동생’ 수원FC를 배려해 경기장 공동 사용을 결정한다면, 수원의 축구문화 발전과 한국 축구 팬들을 위한 전진이 아니겠냐는 게 최 단장의 의중이었다.

2003년 창단한 실업팀 수원시청이 모태인 재단법인 수원FC는 프로화를 거쳐 K리그 강등제가 처음 실시된 2013년부터 2부 리그에 참가했다.
2016년 1부 승격 후 블루윙즈와 함께 수원을 ‘축구 도시’로 알리는 역할을 해왔는데, 홈경기장인 수원종합운동장의 노후화로 적잖게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종합운동장은 1971년 개장한 데 비해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2001년 문을 열었다.
수원종합운동장 일부 관중석은 시야가 제한되고 화장실에는 쪼그려 앉는 변기가 여전히 많으며 관중을 위한 내부 편의시설도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단장의 발언은 그렇지 않아도 심기가 불편했던 수원 삼성 팬들을 자극한 꼴이 됐다.
홈경기장을 같은 연고지 팀과 쓰는 상황을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수원FC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강등으로 가뜩이나 마음이 불편한데 안방까지 남이 넘보는 수모를 겪고 있다는 반발이 수원 삼성 팬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고, 대다수 수원FC 팬도 ‘추억이 깃든 수원종합운동장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등의 거부 반응을 보였다.

수원 삼성 구단은 경기장 공동 사용 관련 제안을 받지 않았고 논의한 적도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기장 공유는 구단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수원FC 관계자도 최근 통화에서 최 단장의 개인 의견이 와전됐다며 경기장 공동 사용에 관한 어떠한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 운영 주체는 수원 삼성이 아닌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다.
재단 규정에 따르면 누구나 대관 신청을 할 수 있다.
양 팀의 홈경기가 겹치지 않는다면 수원FC의 대관도 문제없어 보인다.
다만 경기장을 구단의 정체성과 연결하는 축구팬 정서를 외면하긴 힘들어 보인다.

◆잔디 보수로 잠시 떠나야 하는 수원 삼성… 대체지 미정

실제로 수원 삼성과 수원FC는 2014년과 2021년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공유했었다.
당시는 수원종합운동장 잔디를 보수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었고 반년여라는 한시적 동거다.
그런 만큼 수원 삼성이 대승적 차원에서 공동 사용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듯하다.

수원 삼성도 오는 8월부터 다른 경기장에서 팬들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알려졌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잔디 교체 공사가 이 시기 예정돼서다.
경기 용인의 미르스타디움 등이 대체 후보로 거론되지만, 아직 정한 바는 없다고 한다.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관계자는 앞서 지난해 11월 경기 수원시의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교육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경기장은 준공 15년이 지나면 잔디를 교체하는데 수원월드컵경기장은 20년이 지나도 공사를 못 하고 있다”며 “잔디에 화장품을 바르는 상태”라고 심각한 상황임을 호소했었다.

“잔디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이 관계자의 말에 박영태 수원시의원은 ‘수원종합운동장을 공유해 쓸 수밖에 없나’라고 질문했었다.
그러자 관계자는 “제가 하기 적절한 답변은 아닌 것 같다”며 “구단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을 아낀 바 있다.

해외 프로축구에서 경기장 공동 사용은 흔한 사례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 리그 세리에A 소속인 인터밀란과 AC밀란, AS로마와 라치오, 제노아와 삼프도리아(2부 리그)가 대표적인 예다.
벨기에 1부 주필러 리그에선 브뤼헤가 연고지인 클루브 브뤼헤와 세르클러 브뤼헤가 1975년 이래 얀 브레이델 경기장을 공유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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