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세계최초 ABS’ 기술, 판정 공정성 넘어 산업화해야…국회 물흐리기 아닌 실질적 도움 줄 때[장강훈의 액션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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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시작점부터 끝점까지 통과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공정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한국야구위원회(KBO) 허구연 총재는 지난 24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동 볼판정시스템(ABS)을 소개했다.
KBO는 내년 시범경기에서 ABS를 시범도입한 뒤 정규시즌 때 도입하기로 했다.
허 총재는 ABS도입에 관한 질의를 받은 뒤 “사람의 판정에는 개인차가 너무 크다.
그래서 판정에 대한 원성이 자자하다.
공정이 수반돼야 하는 스포츠 특성을 고려해 세계 최초로 KBO리그가 먼저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홈플레이트 가로변을 기준으로 측정하던 판정 시스템을 홈플레이트 윗변부터 꼭짓점까지 전체로 확대하는 쪽으로 개선한 게 ‘세계 최초 시스템’이라는 주장이다.
시행하다보면 개선해야 할 점이 드러나겠지만, 비디오판독에서 그랬던 것처럼 일단 도입한 뒤 고도화를 통해 완성도를 높인다는 게 KBO의 구상이다.
어쨌든 판정 이슈가 포화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빠져나갈 구멍이 생긴 셈이다.
재미있는 점은 ABS도입을 설명한 허 총재가 “프로스포츠를 산업화해야 스포츠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 점이다.
각종 규제와 법, 시의회 조례 등을 개정하고 ‘프로구단은 대기업이 운영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어 해외 사이트를 통해 사설 토토로 흘러가는 수십조원에 달하는 돈을 스포츠토토가 흡수할 방법을 찾아달라는 주장에 여러 국회의원이 관심을 표했다.
증인 질의가 끝난 뒤 이상헌 문광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추가 면담한 허 총재는 “토토 활성화에 대한 현실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문체부 최보근 체육국장 역시 “스포츠분야 예산은 체육진흥기금에서 관장하는데, 세출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정부도 노력하겠다”면서 “스포츠 산업 활성화에 더 신경쓰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메이저리그가 ABS나 트래킹 장비를 고도화하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팬서비스라는 미명아래 자본주의의 극대화를 꾀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와 관련한 모든 것은 돈’이라는 얘기는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
공인구 선정이나 유니폼 브랜드 선정 등도 수익창출과 얽혀있다.
1센트라도 손해보는 일은 하지 않는 데 미국 내에서 프로스포츠는 사실상 현상유지 수준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트래킹 시스템이나 ABS 등을 고도화해 메이저리그에 도입하면, 해당 시스템이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스포츠 도구에서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한다는 뜻이다.
트랙맨이 이미 증명했고, 이 기업의 성장에 자극받은 경쟁 상품이 빠르게 진화해 글로벌화 대열에 합류했다.
조지프 슘페터가 강조한 것처럼 ‘창조적 파괴는 자본주의의 원동력’이라는 말을 메이저리그는 이미 실현하고 증명하고 있다.
KBO리그가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 ABS는 프로스포츠의 산업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KBO리그 ABS가 국제표준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스포츠분야 R&D 예산이 늘어야 하고, 개발한 장비를 시험할 무대가 확장해야 한다.
문체부 등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예산을 심의하고 편성할뿐만 아니라 입법과 법 개정 등을 하는 국회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허 총재가 준비한 원고도 없이 5분가량 “스포츠 산업화를 위해 국회의원들의 중지를 모아달라. 도와달라”고 읍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단순한 공놀이를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 중인 해외 프로스포츠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실체도 없는 ‘뒷돈거래 폭로전’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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