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벨라루스, 파리올림픽에 국기 없이 ‘중립국’으로 출전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의 선수들이 2024 파리올림픽에 ‘중립국’ 자격으로 출전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한국시간) 내년 파리올림픽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중립국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을 승인했다.

IOC는 “각 올림픽 종목 국제 스포츠 연맹의 예선 시스템을 통해 자격을 갖춘 선수는 중립 선수로 출전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는 자국 국기를 사용하거나 국가를 연주할 수 없고 단체전에도 출전할 수 없다.
현직 군인은 출전이 불가능하고 자국의 군사 활동과도 관련이 없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지 의사를 표명해서도 안 된다.
각 종목 국제 연맹은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가 이 조건을 충족하는지 심의할 예정이다.

IOC는 “현재까지 파리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춘 러시아 선수는 8명, 벨라루스 선수는 3명”이라고 밝혔다.

반면 우크라이나 선수는 60명 이상이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사회에서는 러시아와 함께 움직이는 벨라루스의 올림픽 출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는데 IOC는 국가를 대표하지 않는 조건으로 개인 선수의 참가만 허용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앞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조직적 도핑 스캔들로 인해 국명과 국가를 사용하지 못한 채 ‘러시아올림픽위원’(ROC)’라는 이름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도핑 징계가 끝난 뒤 복귀가 가능했던 파리올림픽에서 또 한 번 자격이 제한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러시아는 반발했다.
올레그 마티친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러시아 선수들에게 부과된 조건이 차별적이며 스포츠 원칙에 어긋난다”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도 IOC 결정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마트비 비드니 우크라이나 스포츠 장관 대행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말했듯 러시아 선수들의 ‘중립 깃발’은 피로 얼룩져 있다”라면서 “IOC는 이번 조치에서 올림픽 공정성과 정의 문제와 관련해 필요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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