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의 책임감,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다리 감각 없었지만…경기 포기할 수 없죠”

손흥민이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서 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두홍 기자

“나 하나 아프다고 경기를 포기할 순 없죠.”

‘캡틴’의 책임감은 눈부셨다.
손흥민은 16일 싱가포르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상대 수비의 거친 태클에도 굴하지 않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많이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모든 선수가 작은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다.
사실 경기장에서 오래 누워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살짝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
지금은 괜찮다”며 “나 하나 아프다고 해서 경기를 포기할 수는 없다.
정말 못 뛰는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뛸 수 있다면 언제나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축구를 하다보면 매 순간 거친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저희도 강팀하고 경기를 할땐 계속해서 거칠게 경기를 하자고 말을 나눈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도 경기 후 당시 상황에 대해 분노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나도 순간적으로 화가 많이 났다”면서도 “통증을 참거나 관리하면서 뛰는 것도 선수의 몫”이라며 손흥민을 계속 뛰게 한 이유를 설명했다.


손흥민은 “대표팀의 일원으로 뛰는 건 엄청난 것이다.
내가 꿈꾸던 무대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가는 과정도 우리가 직접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첫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고도 평했다.

그는 “경기 결과를 떠나 쉽지 않았던 경기다.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공격 찬스를 더 만들 수 있다는 숙제를 풀어낸 것 같아 좋다.
첫 단추가 가장 중요한 데 잘 끼웠다.
다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궤적, 파워, 속도 등 다 포함해서 때리는 느낌이 좋았다.
골이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다.
좋은 코스로 들어갔다”고 답했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A매치 통산 39호골을 기록하게 됐다.
이로써 손흥민은 황선홍(50골)과의 격차를 11골로 좁히게 됐다.
A매치 통산 최다 득점자인 차범근(58골)과의 격차는 19골이 됐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통산 36골 박유천을 넘어 A매치 역대 최다 득점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이 16일 싱가포르전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김두홍 기자

주형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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